[韓-美정상회담] 테러근절 공조·교역확대 합의

■ 의미·내용이번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양국간 확고한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교역활성화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는데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우리 정부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후 한반도에서 새롭게 조성되고있는 긴장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좋은 기회로 활용한 셈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지 않겠다고 분명히 하면서도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의사가 없고 ▦대북 직접대화를 하고 싶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미국의 대 테러연대에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하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적극 희망하고 있고 변화와 개방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나라 정상은 한반도 평화정착과 긴장완화가 양국간 교역증대에도 긴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계속해서 교역활성화를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문제 등 평화적으로 해결 우리 국민들이나 정부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주목한 이유는 부시 미국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이후 처음 맞는 정상회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시대통령이 악의 축 발언에 이어 방한시 대북한 강경발언을 함으로써 한반도에 새로운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며 이를 막고자 노력해 왔다. 이날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나타난 부시 대통령의 입장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악의 축 발언으로 조성된 긴장을 완화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저의 매우 강한 발언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굶주림을 방치하는 그런 정권, 투명하지 않고 외부와 단절된 정권 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고 그런 맥락에서 북한 정권에 대해 강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시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이 러시아를 ‘악의 제국’이라고 표현했지만 미국은 러시아의 고르바초프와 계속 대화를 진행시켰다”며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미 교역활성화 지속키로 두 정상은 이날 교역활성화를 지속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부시대통령이 지난 4년간 우리나라에 대해 이뤄진 해외투자규모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열린 시장’‘자유주의 국가’를 강조한 것은 의미가 깊다. 안보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방한에서 한국측 입장을 세워준 대신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욱 시장을 개방하고 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쓸 것을 권고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은 우리에 대해 자동차 수입관세율 인하문제를, 우리는 미국측에 철강문제를 각각 제기했다. 미국측에서 제기한 자동차 수입문제에 대해 우리측은 ▦현대자동차의 미국공장 설립 계획 ▦GM의 대우차 인수검토 등을 들어 앞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당국자는 “시장을 열어도 팔리지않으면 그만이다. 자동차는 제작사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고 우리측이 제기했고 부시 대통령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시장이 잘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김대통령은 “국제적인 룰에 따라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미국측의 자동차 문제 제기에 맞서 우리는 미국측에 철강문제에 대한 긴급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 자제를 요청했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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