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푸른산 겨울엔 더 파랗네

'정신의 본향' 오대산월정사로 향하는 길. 창공을 박차고 치솟은 상록수림에 눈꽃이 활짝 폈다. 500여년을 한결같이 늘 푸름을 간직한 전나무 숲은 '정신의 본향'인 오대산의 상징. 전나무들은 가지며 침엽이며 온통 흰 눈으로 뒤덮였건만 언뜻언뜻 내비치는 푸른 속살은 백색에 대비돼 더욱 짙게 청록 빛을 발하고 있다. 시류에 영합하는 변신을 지혜로운 처세로 여기면서 살아가는 세인들의 어리석음 질타하는 꼿꼿함이었다.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 홍천군에 걸친 오대산은 품이 넉넉하고, 고결한 정신이 깃들여 있는 산이다. 동쪽 만월대, 서쪽 장령대, 남쪽 기린대, 북쪽 상삼대, 중앙 지공대 등 5대(臺)가 있어 붙은 이름이 오대산이라지만, 이들 5대에는 각기 관음ㆍ미타ㆍ지장ㆍ문수ㆍ석가 등의 부처가 상주하며 설법한다는 성지로도 전해진다. 태백산맥의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길게 뻗은 차령산맥과 교차점에 있는 오대산은 해발 1,563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총면적이 298.5㎢. 1975년 2월 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호령봉(1,560m)ㆍ상왕봉(1,493m)ㆍ동대산(1,432m)ㆍ두로봉(1,421m) 등의 준봉이 줄지어 있다. 이처럼 준령들이 늘어선 오대산엔 사시사철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월정사에서 상원사, 적멸보궁을 잇는 10km 길은 수많은 계곡과 전나무 등의 큰 나무들이 수두룩하고, 잡목이 우거져 웅장하면서도 산세는 비교적 완만하여 초보자용 등반코스로 적합하다. 게다가 천년 고찰인 월정사와 상원사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어 겨울철 가벼운 산행과 관광을 겸할 수 있는 여정으로 권할 만하다. ◇월정사 오대산 동쪽 계곡의 울창한 숲속에 자리잡은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이며, 60개의 절과 8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자장율사가 오대산의 비로봉 밑에 적멸보궁을 짓고, 선덕여왕 14년(645년)에 이 절을 세웠다 한다. 현재 이 절에는 권선문과 높이 15m의 8각 9층석탑, 높이 1.8m의 석조 보살좌상, 적멸보궁 등 많은 문화재가 보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1Km에 달하는 500년 수령의 전나무 숲과 함께 오대산을 상징하는 절이다. ◇상원사 월정사와 함께 신라 선덕여왕때 자장율사가 세웠으며, 성덕왕 4년(705년)에 중창하였으나, 1946년에 불타 1947년에 새로 지은 절이다. 이 절에는 신라 성덕왕 24년에 만든 높이1.67m, 지름 91cm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범종(국보 제36호)이 보존되어 있는데 그 소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또한 세조가 직접 보았다고 하는 문수동자의 모습을 조각한 문수동자상, 상원사를 중창하기 위해 세조가 쓴 친필어첩인 중창권선문이 있다. <여행메모> ◇등산코스= ▦관대걸이~상원사~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북대사~상원사(12.5km, 5시간) ▦동대산입구~동대산~진고개(4㎞, 2시간) ▦진고개~노인봉~만물상~소금강(14km, 5시간30분) ▦방아다리~목골재~이승복기념관(2.4km, 1시간30분) ◇교통=<도로>영동고속도로 진부IC-6번 국도(4km)~월정 3거리(월정주유소) 좌회전~4km 북상~간평교~삼거리에서 좌회전~4km직진~월정사앞 주차장~8.3km 북상~상원사앞 주차장<버스>▦동서울터미널 40분 간격(3시간 소요) ▦상봉터미널 하루 10회(3시간50분 소요) ▦현지에서 진부~월정사 경유 상원사행 시내버스 하루 13회 (월정사 20분소요, 상원사 40분 소요) ◇문의= 오대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33)332-6417, 상원사 (033)332-6666, 월정사 (033)332-6664~5. <사진설명>월정사 앞 오대천의 금강연. 드넓은 상록수림에 하얗게 눈꽃이 피었다. 평창=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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