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대책 일부 실현 가능성 의문

전면 개방에 따른 안전 문제 심각…암벽서 돌 떨어지고 지반도 약해

독도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다케시마(竹島ㆍ독도의 일본 이름)의 날'을 제정한 뒤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 기관마다 내놓는 대책 가운데 일부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있는 지,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 끝에 나온 것인 지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독도를 오히려 망칠 수 있다도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고 시설도 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도를 완화한데 따른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높다. 경북도는 지난 23일 `독도지키기 종합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10개 주요 사업에필요한 예산 1천551억원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보면 독도해양과학연기지 건설(152억원), 동ㆍ서도 잇는 방파제 설치(380억원), 관광휴게소 설치(10억원), 독도관리 행정선 건조(40억원), 동도∼서도 물양장 개설(500억원), 독도개방에 따른 편의시설 설치(30억원), 해수담수화 시설 설치(10억원) 등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기상 악화때 해난사고 예방과 어선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계획한 동도와 서도를 연결하는 방파제(길이 150m) 설치와 방문객 수용을 위한 동도∼서도 물양장(길이 200m) 개설은 동도와 서도 사이 물길을 완전히 막는 것으로 독도의 해양환경 파괴는 불가피 해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 관광 휴게소나 편의시설, 해수 담수화 시설도 어디에 어떻게 설치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없는데다 이에 따른 사전 환경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는 문화재청이 독도의 자연훼손 방지를 위해 새 건물은 짓지 않겠다는 공식발표와도 어긋나는 것이어서 관련 기관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문화재청도 지난 23일 독도의 출입 제한을 풀고 입도 인원은 학술용역 결과에 따라 독도 보존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1회 70명, 1일 140명(총 2회)으로 하는`독도관리기준(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24일부터 일반인의 입도 금지가 사실상 풀려 신고만으로 누구나 독도에 들어갈 수 있게 됐으나 독도관광은 울릉군이 관련 조례를 제정한 뒤인 다음 달 30일부터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오는 4월 30일까지 해양수산부와 경찰청 등 관계 기관과협의해 관광에 필요한 각종 시설 점검과 천연보호구역 보호 대책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도 선착장에서 꼭대기 98m까지는 깎아지른 언덕을 따라 가파른 계단만이 있고 그 것도 낡은데다 정상 부근을 잇는 길은 어떤 곳은 한쪽만 난간이 있고반대 쪽은 바로 낭떠러지여서 시설을 보완치 않을 경우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의 안전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독도경비대 소속 경찰관과 전경 6명이 이 곳에서 순직했는데 대부분추락으로 인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게다가 서도와 동도 일부에는 암벽에서 깨진 돌이 떨어지고 있고 지반도 더러무너져 내리는 실정이다. 이밖에 포항지방해양수산청도 22억원을 들여 지난 해 9월 태풍 `매미' 때 부서진 서도의 어업인 숙소와 배를 댈 수 있는 선가장 등을 오는 9월 22일까지 정비키로하고 문화재청에 현상변경을 의뢰해 놓고 있다 문화재청은 입도 완화에 따른 독도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안내원 배치, 입도자준수사항 자료 배포, 시설물 설치 및 문화재 보호에 영향을 주는 행위에 대한 사전검토 뒤 허가, 지정한 통로외 출입금지 등의 조치를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최근 독도를 답사한 문화재위원인 양승영 경북대교수는 "독도는 지질특성상 밟으면 무너질 정도로 지반이 약한데 그 동안 입도 제한에도 동도의 계단길일부는 무너져서 새로 고쳤다"며 "일반인이 오르 내리면 금방 망가지기 때문에 필수인원만 오르 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재 독도에 마련한 인공 시설가운데 일부는 마구잡이로 설치한 측면이 있고 어떤 것은 쓰지 못해 방치해 놓고 있다"며 "독도 개방에 따른 시설 설치 등은 환경, 지질 등 분야별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 분석 등을 거쳐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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