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숲속으로 날려 보내놓고 기분 좋아할 골퍼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적은 돈이라도 내기가 걸렸거나 ‘기록적인’ 스코어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마음이 상하게 마련이다.
이럴 때면 잔디 한 포기 한 포기 다 뒤져서라도 볼을 찾아내고 싶은 게 골퍼들의 하나같은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골프규칙은 플레이어나 캐디가 찾기 시작해 5분 이내에 발견하지 못한 경우는 분실구로 처리하도록 정하고 있다. 분실의 경우 1타 벌을 받고 앞서 플레이 했던 지점으로 돌아가 다시 샷을 해야 하지만 공식 대회가 아닌 이상 대개 되돌아가는 대신 2벌타를 더한 뒤 볼이 떨어진 지점에서 가까운 페어웨이에 드롭을 하고 플레이를 재개한다.
볼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은 최장 5분이다. 5분이 되지 않았더라도 볼을 찾을 가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즉시 다음 플레이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동반자와 뒤 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볼 찾는 일뿐 아니다. 볼이 도저히 칠 수 없는 곳에 놓인 상황에서도 1벌타 받기가 싫어 ‘언플레이어블 라이’를 선언하지 않고 지나치게 오랫동안 시간을 끌거나 턱 높은 벙커에서 열 번도 넘게 탈출을 시도하는 것 등도 동반자를 짜증나게 만들 수 있다. 너무 승부와 스코어에 집착하거나 늑장 플레이를 하는 골퍼로 보일 수도 있다.
골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강조되는 운동이다. 그렇지만 자연이나 자신의 양심과의 싸움에 해당하는 것이지 욕심이나 집착 때문에 고집을 피우라는 말은 아니다. 무성의해 보이지 않는 한도 내에서 포기할 것을 깨끗이 포기할 줄 아는 골퍼가 멋있다.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공동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