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환경부 장관이 5선 관록의 홍사덕 한나라당 총무를 제압하면서‘여성파워’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15일 한나라당의 텃밭이라고 불려진 일산갑에서 “홍사덕은 내가 잡겠다” 고 도전장을 던진 한 전 장관이 홍 총무를 큰 차이로 누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일산갑은 지난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고양의 4개 선거구 가운데 유일하게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진 곳으로 ‘고양의 강남’이라 불릴 정도로 한나라당의 세가 강한 곳이다.
한 전 장관은 홍 총무가 한나라당의 지도자로서 탄핵정국을 이끌어온 주역 임을 부각시키면서 ‘낡고 부패한 세력’과 ‘새롭고 깨끗한 세력’의 대결로 선거구도를 짜 선거운동을 이끌어왔다.
이날 선거 초반부터 일산갑 지역의 투표율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승리를 예감한 한 전 장관은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 가 나오자 ‘축하전화’를 받느라 바빴다.
‘세상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선거에 임한 한의원은 여성장관 출신으로서 섬세함과 안정적 국정운영을 장점으로 내세웠 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한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여성부 장관을 지내면서 국정 경험을 쌓았다. 이를인정받아 노무현 정부에서도 환경부 장관으로 발탁, 환경부를 ‘최우수 정 부부처’로 끌어올리는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장관 시절에는 직원들을따뜻하게 배려하는 등 넓은 포용력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한 전 장관은 박정희 정권 시절 운동을 하면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기도했고 감옥에 있는 남편과 수년간 떨어져 지내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다.
강원용 목사는 “내가 30년 이상 가까이 지내온 한명숙은 60년대 군사독재 정부시절 고된 시련을 당하면서도 그 얼굴에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며 “이제 정치라는 진흙탕 속에 들어가 새로운 도전과 시련을 받겠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한송이 아름다운 연꽃이 될 줄 믿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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