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올라 "경제운용 부담"원ㆍ달러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6개월 연속 상승하며 올해 처음으로 정부의 억제선인 3%대로 올라섰다.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은 31일 "지난 5월 중 소비자물가가 전월에 비해 0.4%,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3.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2% 오른 이후 6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더구나 한국은행의 물가관리지표인 인플레이션율(근원)도 전월보다 0.3% 올라 지난 2000년 6월 0.1% 상승한 이후 24개월 동안이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경제운용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 5월 중 물가, 왜 많이 올랐나
예년의 경우 물가는 연초에 상승세를 보이다 5월에 들어서면 안정세를 보여왔다. 농수산물 출하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98년 이후 4년간 5월 물가는 평균 0.33%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 5월 물가가 상승한 것은 그래서 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재경부는 이에 대해 황사와 강우 등 기상이변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대희 국민생활국장은 "지난달 물가상승은 잦은 황사와 강우로 인한 일조량 부족 탓에 전월보다 1.2%나 오른 농축수산물이 주도했다"고 밝혔다.
농산물은 1.5% 오르고 수산물과 축산물은 각각 1.7%와 0.2%씩 상승했다. 특히 시금치가 전달보다 39.7% 오른 것을 비롯, 배추 18.3%, 오이 14.5% 등 채소류가 평균7.6%나 뛰었다.
석유류 가격은 2.1% 상승하고 공업제품은 0.4% 올랐다. 공공요금은 시내 공중전화료가 40%, 고속도로 통행료가 6.8% 오른데다 인천ㆍ대전ㆍ울산 등 5개 지역의 택시료도 소폭 올라 전체적으로 0.3% 상승했다.
집세는 전세 0.6%, 월세 0.2% 등 평균 0.6% 오르면서 전월에 이어 두달째 오름세를 보였다. 개인서비스 요금도 0.1% 올랐다.
▶ 물가불안요인은 계속 늘어
재경부는 "석유류 가격의 추가 상승요인이 없고 시내→이동(LM) 통화요금이 인하되는데다 환율도 하락 추세여서 6월 물가상승률은 0.2~0.3% 정도로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하반기 경기확장이 가장 큰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올해에는 선거ㆍ월드컵 등의 분위기를 타고 서비스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이후 경기상승이 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29일 "하반기 물가가 불안해질 경우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선제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물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 데 따른 반사효과로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 적극적인 대응, 서두를 때
단기적으로는 물가안정을 낙관하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달에는 시내→LM 통화요금의 인하효과가 물가지수에 반영되고 7월에는 2.5% 인하된 전기요금이 반영된다. 환율도 하락세를 지속할 전망이며 유가도 당장은 급등요인이 없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실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5% 수준)의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런 인플레이션 요인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보다 적극적이고 탄력적인 정책운용이 필요한 대목이다.
박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