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상식] 풍치를 간과하지 말라

풍치는 제때 닦아내지 못한 음식물 찌꺼기와 치석이 가장 큰 원인이다. 당뇨병 같은 신체질환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다. 풍치를 가볍게 여겨서 안 되는 이유는 치료를 소홀히 하고 방치할 경우 잇몸 뼈까지 녹이고 골수염이 되어 이가 몽땅 빠져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의 염증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풍치는 처음에는 자각증상이 없다가 아픔을 느끼고 치과를 찾아 올 때는 병이 상당히 깊어진 상태이다. 그러므로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염증을 조기에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입 냄새가 심하나 잇몸이 붉어지고 이가 흔들리면서 음식을 씹기 불편해지면 풍치가 상당히 진행된 것이다. 조기에 치료를 할 경우 비교적 간단하다. 잇몸을 째서 이 뿌리에 붙어 있는 치석을 떼어내고 염증을 없애면 된다. 이 때 레이저를 이용하면 문제부위를 최소 절개함으로써 출혈과 통증을 극소화면서 2차 감염까지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중증이라면 수술도 불가능하다. 이럴 때는 치아를 뺀 후 인공치아를 심어야 한다. 풍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입 속병이다. 발병률은 약96%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시작되어 40대가 되면 아주 흔한 병이 된다. 예방하려면 항상 정기검진을 받고 필요시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풍치와 유사하지만 출혈성 질환도 있다. 대부분 잇몸 염증 탓이지만 드물게는 혈우병이나 괴혈병 백혈병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만약 잇몸에 출혈이 있으면서 빈혈이 심하다면 건강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원인질환이 없을 경우 대부분의 잇몸 출혈성 질환은 스케일링을 하고 칫솔질을 열심히 하면 낫는다. 혀-잇몸 클리너나 부드러운 칫솔을 이용해 잇몸 마사지를 해주면 한층 회복이 빠르다. 설탕이나 캐러멜 같이 치아에 잘 달라붙은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신 섬유질이 많고, 조금 딱딱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시도 때도 없이 간식을 먹는 습관을 버리되 간식의 경우 먹는 시간을 정하는 것도 좋다.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없애면 칫솔질을 할 때 플러그가 더 잘 떨어져 나간다. 박재석 USC치대박사ㆍ뉴욕치대 임상교수ㆍ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원장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