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탕 되살아나나?"

공중위생법 개정으로 표면적으로는 이미 퇴출된 증기탕에 불씨가 지펴지고 있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문화관광부는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증기탕업소 부활의 운을 뗐다. 증기탕업소의 이성입욕자가 때밀이나 마사지만을 하도록 시설기준을 규제하고 윤락행위를 할 경우 폐쇄를 명하는 식으로 제도가 개선되면 굳이 증기탕업소를 없앨 이유가 없다는 업계의 의견이 있으니 정책에 반영해 달라는 요지다. 증기탕은 관광호텔에만 설치할 수 있으며 오락실과 함께 관광호텔의 주된 수입원이었다. 그러나 관광호텔 오락실이 93년부터 폐지되고 지난 8월부터는 증기탕마저 이성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게돼 사실상 퇴출명령을 받았다. 경영난이 가중되자 관광업계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문화관광부에 매달렸고 문광부는 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 턱없이 부족한 숙박시설 확보를 위해 경영난을 호소한 관광호텔업계 쪽에 설 수밖에 없었던 듯하다. 문광부의 이같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요지부동이다. 필요하다면 문광부가 특별법을 제정해 관광호텔 부대사업장에 대한 관리를 책임지라는 것이다. 증기탕에서 이성입욕보조자를 둘 수 없게한 공중위생법 시행규칙은 지난 96년개정돼 2년간의 경과기간을 거치고 지난 8월 시행에 들어간 것인데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법령에 손을 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증기탕의 업소수는 서울 28개소를 포함, 전국적으로 1백60개에 달하고 있으며 여성종사인력은 2천여명에 이른다. 문광부의 문제 제기로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된 증기탕업소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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