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벨기에 합작기업으로 재출범한 OB맥주가 경쟁사인 진로쿠어스맥주 인수를 통해 공룡기업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OB맥주는 최근 법정관리 중인 진로쿠어스맥주 채권단측에 인수의사를 전달했으며 매입조건에 관한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진로쿠어스의 인수의사를 밝힌 기업은 미국 쿠어스사와 함께 2개 업체로 늘어났으며 진로쿠어스 매각 향방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진로쿠어스 채권은행단 관계자는 22일 『OB측이 이달 초 채권단에 진로쿠어스 인수의사를 표명해 왔으며 아직까지 인수와 관련, 구체적인 매입금액이나 부채탕감조건 등은 OB측이 제시하지 않았다』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조건만 좋다면 이를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진로쿠어스는 법정관리이후 미 쿠어스사가 미화 1억달러를 투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채권단측과 협의가 계속돼 왔다.
그러나 OB측에서 인수의사를 밝힘에 따라 기아자동차 처리와 같이 공개경쟁 입찰방식을 검토해야할 상황으로 바뀌었다.
두산과 벨기에 인터브루사가 지분 50대 50으로 합작, 공동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OB는 벨기에 인터브루사의 추가 자본을 국내에 유입해 진로쿠어스를 인수한 후 지난 96년 하이트에 빼앗겼던 맥주시장의 선두자리를 탈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B관계자는 『합작파트너인 인터브루사가 OB맥주를 아시아지역 시장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수출확대를 모색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경기회복과 맥주주세 인하 등으로 국내 맥주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돼 4,000억원이 넘게 소요되는 신규공장 증설보다는 진로쿠어스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OB측은 그동안 국내 맥주업계가 공급과잉상태에 있다고 보고 일부 생산라인을 폐쇄하기 위해서는 현 하이트·OB·진로 등 3사체제를 양사체제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구동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