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자구계획 동의서를 제출하기로 한 가운데 KDB산업은행이 다음주 초 대우조선해양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이행약정을 체결한다. 이와 함께 유상증자와 신규 대출 등 4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에 착수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9일 오전 대우조선 지원방안을 안건으로 하는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다음주 초 대우조선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이행약정을 체결한다.
이번에 체결하는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은 대우조선과 대주주인 산은이 매년 초 실적·매출·수주 등 경영목표를 약속하는 약정과는 다른 것으로 산은의 지원안과 대우조선의 자구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지원명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사측에도 자구안의 구속력을 상기시키기 위한 절차라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 후 경영정상화 이행약정과 산은 신용위원회를 개최하면 지원을 위한 물리적인 절차는 마무리된다"면서 "이행약정은 자금지급 후 자구안 불이행 등을 대비해 구속력을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산은의 지원도 본격화된다. 유상증자와 신규 대출 등을 포함해 4조3,000억원 안팎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 단독으로 유상증자 1조원을 지원하고 동시에 산은과 수은이 공동으로 3조원가량의 신규 대출을 지원한다. 출자전환은 주체와 방식 등을 두고 아직 구체안이 나오지 않았다. 산은과 수은 대출분인 각 1조2,000억원에 대해서만 출자전환을 진행할지, KEB하나·우리·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여신도 포함할지 여부는 추후 논의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와 출자전환 등 자본 확충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의 부채 비율은 500%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대우조선은 올 3·4분기에도 1조2,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간 누적 영업적자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조선의 올 3·4분기 잠정 매출액은 3조1,554억원,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조2,171억원, 1조3,643억원이다. 산은 등 채권단 실사 결과 드릴십 계약 해지와 해양플랜트 부분 추가 손실 가능성에 대한 대손충당금 등이 반영되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미국 풍력발전 자회사 드윈드와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등 해외 자회사 손실도 적자 폭을 키웠다. 산은이 삼정KPMG에 의뢰해 진행한 실사 결과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올해 말까지 5조3,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대우조선의 한 관계자는 "2분기 연속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지만 영업과 생산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채권단으로부터 유동성 지원만 받으면 경영정상화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임진혁기자 bori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