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증권대상] 올해의 주관사, KB투자증권

1조2,000억 인천공항 SOC 공모 발행 단독 주관… 시장 점유율 21%

보카시-kb투자증권
전병조 사장

채권 (DCM, 채권자본시장) 주관 부분의 절대 강자는 역시 KB투자증권이었다. 10월말 기준 블룸버그에 따르면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부문에서 KB투자증권은 10조6,348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해 시장점유율 21.6%를 차지했다. 이 수준을 유지하면 DCM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5년 연속 차지하게 된다.

KB투자증권은 ABS 부문의 압도적 실적을 바탕으로 여신전문금융사채권(FB)와 회사채까지 고르게 점수를 획득했다. 특히 ABS에서 지난 7월 1조200억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철도 민간투자사업의 발행을 단독 주관하며 경쟁사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인천공항철도 사례는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서 공모 방식으로 발행한 최초의 ABS인데다 만기 10년 이상 ABS 중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발행 초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이를 단독 주관한 KB투자증권은 정부의 금융비용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에 장기투자의 기회까지 제공하며 1석 2조의 성과를 냈다. 아울러 3,000억원 규모의 거가대교 ABS 발행 역시 단독 주관으로 부산시의 재정건전성을 끌어올리며 부산시 사업계획을 현실화시킨 점이 높게 평가됐다.


KB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바젤 III 도입에 따른 금융회사들의 자본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을 제안해 JB금융지주의 코코본드 발행을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에도 한솔아트원제지의 동산담보부사채를 수임받아 국내 최초로 동산을 담보로 한 공모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는 채권 발행시장에서 기업금융의 혁신적 사례로 꼽힐 뿐 아니라 담보부사채 발행의 저변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이처럼 DCM 시장에서 정량적 실적 향상에 그치지 않고 혁신상품을 만들고 시장을 확대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등급별·업종별 양극화가 심해지는 시장에서 발행회사와 기관투자자 사이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기업금융의 동반자로서 충실히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종별 양극화가 심한 건설·조선 업종에서도 KB투자증권은 대림산업, 현대미포조선 등의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참여, 경기민감업종 회사의 자금조달에도 기여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그동안 소홀했던 주식(ECM·주식자본시장) 부문 역량도 강화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만 코스닥시장에서 14개 예비 상장사의 대표주관을 따냈고 코넥스시장에서는 15건의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수익 모델로 주목받는 스팩(기업인수 목적회사) 시장에서도 8호 스팩을 등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첨단 IT(정보기술) 기업인 PSI인터내셔널과 국내 항공기부품 생산업체 하이즈항공 등 증권업계가 눈독을 들여온 굵직한 거래에 줄줄이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기업공개(IPO) 부문의 성과는 지난해 말 취임한 전병조 사장의 리더십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전 사장은 취임 후인 지난 6월 기존 기업금융본부 내 팀으로 존재했던 ECM 조직을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아우르는 4개팀이 있는 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KB투자증권은 올 연말까지 IPO 실적을 꾸준히 쌓아 내년에는 대기업 시장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또 ECM 영역을 IPO와 유상증자 등 전통적인 업무 외에 PI(자기자본투자)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DCM 부문 최강자로 군림해온 KB투자증권이 IPO까지 아우르며 IB사업전반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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