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야후 뉴스 인터뷰에서 “쿠바 방문에 매우 관심이 있지만 조건이 맞아야 한다”면서 “수개월 내에 (쿠바 방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쿠바를 방문하는 조건 가운데는 “내가 모든 사람과 직접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포함된다며 “(지난 9월 말)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대화할 당시에도 ‘우리가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길 원하는 쿠바 사람들과 계속 접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쿠바의 인권 개선 문제를 쿠바 방문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민주주의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쿠바 당국에 보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이 성사될 경우 이는 53년 만의 국교정상화 조치에 이어 역사적인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1928년 캘빈 쿨리지 당시 대통령의 아바나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외교관계 단절 이후에는 미국 지도자 가운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 후인 2002년 5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한 바 있다.
쿠바 공산정부 수립 2년 후인 1961년 1월 외교관계를 단절한 미국은 지난해 12월 17일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를 전격 선언한 뒤 올해 들어 양국 수도에 대사관을 개설하고 직접 우편업무를 재개하는 등 현재 관계 정상화 조치를 속속 취하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