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현대백,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협상 결렬

손배·위로금 규모와 배분 놓고 이견 못좁혀



국내 3위 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KTB 프라이빗에쿼티(PE)와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한 현대백화점그룹이 매각 조건 등에 대한 의견 차이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KTB PE는 20일 현대백화점의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협상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지난 16일 정지선 회장의 지시로 실무 차원의 인수 협상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KTB PE는 현대백화점의 요구에 대한 답변을 미루다 이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양측은 손해배상 청구 규모와 임직원 위로금 지급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깨졌다.

현대백화점은 동부익스프레스에 대한 본실사를 마친 뒤 거래 현황, 재무제표, 노사관계 등 경영상 위험 요인이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KTB PE로부터 인수금액의 5%까지 돌려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KTB PE는 3% 수준까지만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본입찰에 인수가로 4,7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임직원 위로금 지급을 놓고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매각 후 임직원 위로금 규모를 약 400억원 규모로 책정했지만 상호 부담할 금액을 조율하는 데 결국 실패했다. 현대백화점측은 동부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인천항만 운영권이 2023년에 만료돼 수익성 하락 가능성도 제기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인천항만 운영권 보유기한은 오는 2023년까지다.

KTB PE는 다른 인수희망자가 나타나면 매각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와 한앤컴퍼니, CJ대한통운 등 인수 여력이 있는 잠재 후보군이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거치며 인수 의사를 포기한 상태다. 로젠택배와 대우로지스틱스 등 물류업체가 매물로 시장에 나와 있는 것도 변수다. IB업계 관계자는 “KTB PE가 유일한 본입찰 참여자인 현대백화점을 붙잡는 데 실패해 향후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지민구·박준석기자 mingu@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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