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두산 10년 이상 장수…포스코·대우조선·KT 3년 안팎 단명
재계에 본격적인 임원 인사철이 닥친 가운데 지난 1년간 국내 30대 그룹에서 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 5명 중 한 명 꼴로 옷을 벗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기업 경영성과를 분석하는 CEO스코어는 기업들의 공시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1년간 30대 그룹 소속 238개 계열사의 사장·부회장·회장 등 고위 임원 284명 가운데 53명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퇴임률은 18.7%로 거의 5명 중 1명꼴이다.
퇴임한 고위 임원들은 55.6세에 사장단에 들어가 평균 5.5년 재임하다 61.1세에 물러났다. 그룹별로는 신세계·두산·현대차·GS 등이 8년 이상으로 재임 기간이 길었다. 신세계가 13.7년으로 가장 길었고 두산이 10.8년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와 GS는 각각 8.7년, 8.0년, OCI(6.5년), 뒤이어 영풍(6.4년), 동부(6.0년), 삼성(5.0년), 현대중공업(4.7년), LS(4.6년), 대림(4.1년) 순으로 재임 기간이 길었다. 반면 정부 입김이 센 포스코(2.9년), 대우조선해양(3.2년), KT(3.7년)는 짧았다.
한화·현대백화점·OCI는 사장단 자리가 많이 줄었으나 LG·두산·포스코에선 늘었다. OCI는 12명에서 9명으로, 한화는 11명에서 8명, 현대백화점은 7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삼성은 44명에서 42명으로 2명 줄었다. 현대차 역시 26명에서 24명으로 2명 감소했다. GS, 현대중공업, KT, 신세계, 동부, 효성, 동국제강 등은 1명씩 줄었다. 반면 LG그룹은 사장단 자리가 가장 많은 3명 늘었다. 포스코와 두산은 각각 2명, 롯데, CJ, 대림, 미래에셋은 1명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새로 사장단에 들어간 사람은 39명으로 이를 토대로 분석하면 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 자리 자체도 1년간 총 9개가 사라졌다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실제 퇴임한 53명에서 신규 선임된 39명을 빼면 14자리가 줄어든 셈이지만 수평이동한 5명은 제외한 숫자다.
이번 조사는 연매출 2조원 이상으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38개사의 전문경영인만 대상으로 했으며 사장단은 사장부터 부회장, 회장까지 포함했다. 직급 분류 체계가 다른 SK그룹과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