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호텔 이슬람단체 습격… 170명 인질

"알라는 위대" 외쳐… 총격과정서 수명 사망


서아프리카 말리의 수도 바마코 고급 호텔에 20일 오전(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가 난입해 170명을 인질로 붙잡고 말리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다. 총격 과정에서 일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이번 인질극이 벌어져 또다시 대규모 인명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알자지라방송과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7시께 한 무리의 무장 괴한들이 차량을 타고 수도 바마코 도심에 있는 5성급 호텔인 '래디슨블루' 호텔을 습격했다. 호텔의 한 관계자는 "약 10명의 무장한 남성들이 호텔에 도착한 직후 호텔 앞 모든 경비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고 말했다. 이 괴한들은 호텔에 진입하기 직전에는 자동 소총을 쏴댔고 아랍어로 '알라는 위대하다(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쳤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한 보안 소식통은 "한 무리의 남성들이 외교 번호판을 단 차량을 몰고 호텔에 들어온 뒤 4층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래디슨블루 호텔을 소유한 레지도르 호텔그룹은 성명을 내고 "괴한들이 투숙객 140명과 호텔 직원 30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말리 래디슨 블루 호텔 인질극의 주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괴한들이 총격을 가하며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쳤으며 인질 중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을 암송할 수 있는 이들을 풀어줬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번 인질 사건이 알려진 직후 "중국인 관광객 여러 명이 호텔에 있다"며 현장에 갇힌 중국인이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보내온 메시지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호텔에 억류된 중국인은 최소 7명인 것으로 보인다고 신화통신은 덧붙였다.

말리 군인과 경찰은 전체 190개 객실을 보유한 이 호텔 주변을 봉쇄한 상태다. 말리 주재 미국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즉각 대피령을 내렸다. 미국 대사관은 또 트위터를 통해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인질에 한국인이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마코에서는 8월에도 무장 괴한들이 비블로스 호텔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정부군과 유엔 직원 등 8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질극이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 파리 테러에 이어 보코하람과 연계해 일으킨 후속 테러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말리는 1895년 프랑스 보호령으로 편입됐다가 1958년 프랑스공동체 내 자치국이 됐고 1960년 6월20일에 독립하는 등 프랑스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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