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위안 직거래시장 활황 왜?

12월 '마켓메이커' 재선정 앞두고 은행들 지위 유지하려 거래 늘려

서울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개설된 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원·달러 시장 하루 거래액의 50%를 넘어서는 등 활황을 보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원·위안 일평균 거래액은 26억4,000만달러로 원·달러의 32.2%에 이르렀다. 지난 8월 하루 평균 16억9,000만달러어치가 거래돼 원·달러의 21.3%에 불과했던 원·위안 거래량은 9월(27.1%)부터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59%, 30일 51%를 기록하는 등 거래가 활발하다.

이는 다음달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마켓 메이커' 재선정을 앞두고 기존의 마켓 메이커들이 탈락하지 않기 위해 거래량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은 시장 거래량이 부진할 것에 대비해 지난해 12월1일 원·위안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면서 시중은행들에 '마켓 메이커' 권한을 부여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 일부 경감 등 인센티브를 주고 거래량을 늘리라고 독려하는 것이 골자다. 시중은행들도 향후 위안화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마켓 메이커 지위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고 이 과정에서 최근 원·위안화 거래량이 급증했다. 실제 3월 원·달러의 21.6%에 불과했던 원·위안 거래량은 6월 마켓 메이커 재심사 사실이 전해지며 4월 32.8%, 5월 38.4%로 상승했다.

다만 이는 기업의 무역결제용 위안화 수요에 의한 거래라기보다 인위적인 거래라서 '반쪽짜리 활황'이라는 지적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무역용 위안화 수요에 의한 거래는 전체의 5% 내외밖에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시시각각 변하는 환 시세차익을 노리고 거래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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