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특허경영' 22년 IBM 아성 넘었다

美 특허 4,443건으로 1위 올라
"특허경영" 선언 10년만에 결실

삼성이 IBM을 제치고 IBM이 22년 동안 구축해 온 '특허 아성'을 무너 뜨렸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005년 '특허 경영'을 선언한지 10년만에 결실을 거둔 것이다. 15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과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 매체인 스쿠프(Sqoop)에 따르면 삼성의 미국 특허등록 건수는 지난 11일 현재 4,443건으로 IBM(4,126건)을 따돌렸다.


이에 따라 IBM은 22년 만에 미국 실용특허 등록 1위 기업의 자리에서 밀려나게 됐다. 삼성은 약 10년 전부터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LG(2,146건), 도시바(1,979건), 구글(1,539건)이 3∼5위였다. 제너럴일렉트릭(1,420건), 퀄컴(1,314건), 도요타(1,299건), 소니(1,289건), TSMC(1,234건)는 6위에서 10위에 올랐다.

실용특허 등록 순위에서도 삼성은 7,679건으로 1위를 기록했고 IBM(7,005건)으로 2위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에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등 7개 삼성 계열사 특허등록 건수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삼성이 이번에 이긴 IBM은 중정보통신(IT) 업계의 아이콘이자, 특허 부분에서 '제국'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공고한 위치를 점해 왔다.

삼성은 기술적 측면에서 글로벌 리더에 오르기 위해 특허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지만 10년 가까이 IBM에 가로 막혀 2위에 머물러 왔다. 삼성은 USPTO가 올 들어 이달 11일까지 공개한 디자인 특허 문건 수에서도 1,352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LG가 469건으로 2위에 올랐으며, 마이크로소프트(302건), 애플(184건), 필립스(160건) 등이 3∼5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그동안 애플과 장기간 특허 소송을 벌여 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5억4,800만 달러의 특허 침해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불리한 위치에 섰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자존심을 세우게 됐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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