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첫 공개한 월세 세분화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른바 '준전세'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월세를 '월세·준월세·준전세'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 사이로 전세 바로 밑 단계다. 이는 저금리 등으로 인해 종전에 순수하게 전세를 놓던 집주인들이 새롭게 월세 대열에 대거 합류했음을 의미한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첫 공개한 월세 세분화 통계를 분석한 결과 준전세 거래는 2013년 8,793건에서 올해 1~11월 2만2,354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전세를 제외한 전체 월세(월세·준전세·준월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동안 25%에서 42%로 급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월세와 준월세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월세의 경우 2013년 1,367건에서 올해 1,647건으로 거래 자체는 늘어났지만 전체 월세 거래에서 비중은 4%에서 3%로 감소했다. 준월세의 감소 폭은 더 가파르게 나타났다.
한마디로 과거부터 월세를 놓던 집주인들의 규모는 변함이 없거나 축소된 반면 이른바 새롭게 준전세 형태로 월세를 받으려는 임대인들이 크게 증가했다는 의미다.
한편 이처럼 새롭게 월세를 받으려는 신규 집주인들이 늘면서 가계에서 전월세 등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전월세 시장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서 "전국 성인 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6%가 주거비 부담이 커지며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령별로는 30~40대 가구의 소비위축 비중이 컸고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거주유형이 자가인 경우보다는 임차가구인 경우일수록 소비 위축이 크다고 응답했다./이재유기자 0301@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