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수도서 등록금 인상 반대 대규모 시위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23일(현지시간) 대학 등록금 인상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남아공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가 연일 열리고 제이콥 주마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면서 이번 움직임이 반정부 시위로 번질지 주목된다.

이날 AP와 AFP통신은 남아공 대학생 수천명은 이날 프리토리아 정부 청사 주변에서 등록금 인상안에 반대하는 거리 행진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시위 참가자 다수는 정부가 대학생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주마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참가자 중 일부는 경찰이 정부 청사로 접근을 막고자 설치한 펜스를 끌어내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행진 도중 “부패 중단, 학생들에게 지원을”이란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고 다른 학생은 “대통령께, 우리가 우는 동안 당신은 어떻게 잠을 잘 수 있느냐?”라고 외쳤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주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리토리아 노조연맹 건물에서 학생 대표자들·대학 관계자들과 회동하기로 했다.

남아공에서는 매년 대학 학부생 수업료가 수천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교과서 구입비와 기숙사 비용까지 합치면 가난한 학생들에게는 등록금 인상이 큰 부담이 되고 학생 간 빈부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업료 인상 반대 시위는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에서 지난주 처음 벌어졌다. 이 대학의 2016년도 수업료는 10.5% 인상될 예정이었다. 지난 21일에도 케이프타운 의사당 바깥에서 등록금 인상 발표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는 과정에서 대학생 30여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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