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0분씩 책상과 친해지게

유·초등생 '공부 습관'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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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애 샤론코치&멘토링연구소 대표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윤선생 주최로 열린 '초등학생 엄마를 위한 입시설명회'에 당초 예상인원(1,400명)의 2배에 가까운 2,700명이 몰렸다. 좌석이 부족해 일부 학부모는 객석 옆 계단에 앉아 강연을 들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날 강연을 주최한 윤선생 관계자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입시설명회에 이렇게 관심이 많을 줄 미처 몰랐다"며 "초등학생 때부터 공부 습관을 키워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학부모들이 많이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입시설명회는 소위 '강남에서 소문난 교육 컨설턴트' 이미애(사진) 샤론코칭&멘토링연구소 대표가 '자기주도학습을 통한 탄탄한 우리 아이의 입시전략 세우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여년 동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교육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입시전략 관련 특강, 집필, TV 출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대표를 21일 서울 강남구 샤론코칭&멘토링 사무실에서 만나 '초등학생 학부모를 위한 교육 노하우'를 들어봤다.

이 대표는 이날 인터뷰 내내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아 시절부터 매일 20분가량 책상에 앉아 공부하도록 하면 고등학생이 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이 대표는 "5살 아이를 기준으로 동화책 1권 읽고, 영어테이프 5분 들려주고, 간단한 만들기를 하면 20분이 지나간다"며 "매일 20분씩만 책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면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자연스럽게 정해진 시간 동안 공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아이 1명당 반드시 책상 1개를 갖도록 하고 책상을 아이만의 공간으로 바꾸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아이에게 스스로 책상을 정리하게 하고 좋아하는 사진을 원하는 대로 배치하도록 하는 등 자율성을 주면 책상 공간에 대해 책임감이 생긴다"며 "책상을 자기만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좋아하게 되면 공부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피드백도 중요하다. 5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부모와 아이가 신뢰를 형성하는 시기이다. 아이들이 공부를 해서 나온 성과물을 두고 칭찬을 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다독이면 아이들은 인정받기 위해 더 좋은 성과를 내려고 한다는 것. 이 대표는 "아이들이 책을 읽고 배운 내용을 엄마한테 자랑하려고 하는데 엄마가 무심하게 반응하면 실망해 흥미를 잃게 된다"며 "아이들이 자랑하려고 할 때는 평소보다 과장되게 칭찬하는 것도 학습 의욕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맞벌이 부부에게도 가능한 교육 방식이다. 이 대표는 "부모가 아이들과 20분가량만 함께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영어 동요를 듣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키울 수 있다"며 "집에 오면 습관적으로 텔레비전을 본다든지 가사 일에 파묻혀 아이를 방치하지 말고 20~30분만 아이를 위해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물론 주의할 점이 있다. 아이들에게 장시간 공부를 강요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게 즐거워야 하루하루 빠뜨리지 않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며 "한번에 많은 양을 요구한다든지 장시간 공부를 시키면 흥미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독서습관을 키우기 위해 거실에 텔레비전을 없애고 도서관처럼 책으로 둘러싸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책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잘 읽지 않게 된다"며 "아이의 나이에 맞춰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추려 소규모 책꽂이에 진열해놓으면 독서 습관을 키우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부 이외의 즐거움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텔레비전 등 공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무조건 금지하지 말고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활용하라는 것. 이 대표는 "초등학교에서도 아이들끼리 모여 드라마 얘기를 하는데 무작정 드라마를 보지 말라고 하면 '왕따' 되기 십상"이라며 "20분 동안 책상에 앉아 해야 할 공부를 모두 마친 뒤 드라마를 보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도록 하면 아이도 큰 불만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빨리 TV를 보기 위해 20분 동안 대충 학습지를 푼다든지 할 경우 부모가 학습 태도를 바로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경우 학습시간 조정이 필요하다.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학교 공부에 매진해야 할 때여서 학습 시간을 3시간까지 늘려 기초를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 대표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공부를 해서 성과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점수가 미진하다면 원인이 뭔지 빨리 파악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중·특목고 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갖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재 입시제도를 바탕으로 본다면 국제중에서 내신을 통해 외고에 입학하기는 쉽지 않다"며 "해외 고등학교에 진학할 목적이 아니라면 국제중 입학은 큰 이점이 없으며 특목고 역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어 일반중·고를 마냥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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