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마지막 황금시장'으로 불리는 미얀마의 역사적인 자유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확실해진 가운데 군부 독재 종식을 계기로 미얀마 경제에도 진정한 봄이 찾아올지 주목된다. 최근 미얀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NLD가 개방 정책에 속도를 내며 경제의 도약을 이끌지 외국인 투자가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얀마는 2011년 경제 개방 이후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과 자원 등 높은 성장 잠재력이 집중 조명을 받으며 '아시아의 마지막 황금시장'으로 각광받아 왔다.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난 4년 사이 10배나 급증했으며 2013년 이후 경제성장률은 평균 8%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제도적 불확실성과 수도 양곤의 부동산 가격 폭등, 인프라와 숙련 노동력 부족 등을 이유로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가의 발길이 주춤해진 실정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얀마의 투자 매력이 최근 떨어지고 있다며 "미얀마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비관적인 시선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은 NLD가 기존 개방정책의 노선과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미얀마의 투자 매력을 높일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NDL이 개혁·개방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국정을 안정시킬 경우 그동안 대규모 투자 결정을 미뤄왔던 외국인 투자가 밀려들면서 미얀마 경제는 본격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NLD 내에 경제 전문가가 많지 않은데다 집권 경험이 없는 인사들이 행정부를 장악하고 경제를 원활하게 꾸려갈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 NLD의 경제 정책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기존의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9일(현지시간) 미얀마 총선의 선출직 상·하원 총 498석 중 164석(33%)의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NLD는 무려 90% 이상의 의석을 싹쓸이하며 압승을 예고했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들은 NLD가 미얀마 14개 주 가운데 4개 주의 상·하원 의석 164석 중 154석(93.9%)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하원 45석 중 44석과 상원 12석 전부를 차지했다. 이런 추세는 나머지 10개 주 개표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NLD가 53년 만에 군부 독재의 막을 내리고 단독 집권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다만 미얀마 국민은 군부나 정부가 부재자 투표 조작 등을 통해 선거 결과를 왜곡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NLD는 10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속임수를 쓰려고 고의로 총선 결과 발표를 지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