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24·26일 오바마·푸틴과 회담 연합작전 모색
캐머런 英총리는 의회에 IS 본거지 공습 승인 요청
키신저 "美·러 시리아서 이해관계 일치… 힘 모아야"
IS '인간방패' 전략… 공습땐 민간인 살상 역풍 우려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퇴치하기 위한 글로벌 동맹 구성에 속도가 붙고 있다. 러시아가 여객기 사고 원인을 테러로 결론짓고 IS 본거지인 시리아 락까 공습을 강화한 데 이어 영국도 시리아 공습 참여를 위한 의회 승인을 요청했다. 특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다음주 미국·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어서 시리아 사태를 둘러싸고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온 각국이 IS 격퇴를 위해 대대적 연합 작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은 올랑드 대통령이 24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26일에는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하고 IS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프랑스와 미국·러시아의 정상회동이 IS를 상대하는 국제연합군의 전략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반(反)IS 국제동맹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도 시리아 공습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다른 국가가 영국을 보호해줄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시리아 내 IS 본거지인 락까에 대한 공습 승인을 요청했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 2013년 9월 이라크 내 IS 공습안을 의회에 제출해 승인 받았지만 야당인 노동당이 반대한 시리아 공습안은 요청하지 않았다. 가디언은 캐머런 총리의 의회 발언이 파리 연쇄 테러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테러와의 전쟁'에 합류하는 가운데 나왔다며 IS를 상대하는 영국의 군사작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시리아에서 대립을 거듭해온 미국과 러시아가 IS 퇴치에서는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며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의 '외교 원로'로 평가 받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포럼에 참석해 "급진주의 이슬람 세력을 막으려 한다는 점에서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미국과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키신저 전 장관에 앞서 강연을 한 존 브레넌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러시아의 파트너들과 테러 대응을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러시아와 정보 협력을 강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그동안 시리아에서 미국·러시아 갈등의 원인이 됐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문제는 일단 유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사드 정권 유지에 찬성하는 러시아와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서방이 파리 테러를 계기로 더 큰 적으로 떠오른 IS를 상대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의 정당성은 앞으로 서방과 러시아가 협력하는 데 언제든지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IS가 락까에서 민간인을 볼모로 잡고 '인간 방패'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연합군의 공습이 오히려 시리아 내 반서방 정서만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디언은 "IS가 주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비행기표 예매를 금지하는 등 민간인을 방패로 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무차별적인 공습은 서방에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