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운용사로서는 처음으로 관리자산(AUM) 200조원을 넘어섰다.
AUM은 자산운용사가 설정한 펀드의 순자산액과 외부로부터 투자를 부탁받은 투자일임액을 합한 개념이다. AUM이 많을수록 운용자산 규모가 큰 자산운용사임을 뜻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기준 펀드와 투자일임액을 포함한 관리자산이 200조1,181억원으로 집계돼 창립 17년 만에 200조원을 돌파했다고 8일 밝혔다.
전 세계 금융기관의 관리자산을 집계하는 타워스왓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관리자산이 200조원(약1,800억달러)을 넘는 전 세계 운용사는 90여개에 불과하며 아시아에서는 10곳 정도다.
지난 1998년 삼성생명투신운용으로 설립된 삼성자산운용은 이듬해 삼성투신운용을 합병했다. 당시 관리자산은 18조9,000억원 정도였다. 특히 2011년 관리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한 후 5년이 채 안 돼 규모가 두 배로 성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의 관리자산이 급증한 것은 올해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일임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산재기금 주간사로 선정되는 등 주요 연기금들의 대규모 투자일임으로 20조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삼성생명의 국내외 주식 및 채권 운용자산 50조원을 직접 운용하게 되는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유치도 한몫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운용자산 규모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투자 여력이 확대돼 글로벌 자산 운용능력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삼성생명 런던법인 인수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관리자산 약 2조원 규모의 주식·채권 자금을 이관받아 유럽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운용을 시작하게 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번 인수로 올해 초 인수한 뉴욕법인과 함께 서울·홍콩·런던·뉴욕을 잇는 글로벌 운용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