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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32개 크기 공장에서 나이키·갭 주문량 소화 구슬땀
섬유관세 철폐·축소로 마진 증가
전략적·선별적 수주도 가능해져 원부자재 30% 역내 확보 추진
'글로벌 No1 ODM' 도약할 것
#베트남 경제수도 호찌민에서 남서쪽으로 54㎞ 떨어진 띠엔장 지구에 자리한 한세TG(한세실업 베트남 제3공장). 지난 9일 찾은 이곳에서는 4,000여명의 근로자들이 원단을 자르고, 재봉틀을 돌리며 나이키와 갭 등 세계적인 메이커로부터 주문 받은 물량을 소화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축구장 32개 크기인 37만㎡ 부지의 한세TG는 베트남 의류 공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현재 50개 라인에서 월 평균 300만장을 만들고 있다. 회사 계획대로 내후년께 200개 라인을 모두 가동하면 연간 1억장을 생산할 수 있는 캐파를 갖추게 된다. 특히 최근 한세실업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이 회사의 글로벌 시장 전략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이용백 한세실업 대표는 "지난 2001년 베트남 진출 이후 지속적인 투자와 설비 증설을 통해 베트남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번 TPP 타결을 계기로 전략적·선별적인 수주가 가능해지면서 한세실업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수익성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실업이 세계 패션의류 시장의 생산거점으로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본격 진출한 것은 지난 2001년.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올해 베트남의 3개 공장에서는 8억4,000만달러(예상치)의 매출을 달성, 해외 생산법인 총 매출 14억달러(약 1조3,000억원)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주력 생산 거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에 타결된 TPP는 한세실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더욱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정문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TPP가 발효되면 미국에 수출하는 베트남산 섬유품목에 부과되는 관세(17~18%)가 장기적으로는 철폐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TPP 경제 권역에서 역내 회원국으로의 수출 관세가 철폐되거나 줄어들면 지금보다 높은 매출과 이익률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마진이 늘어난 만큼 가격 협상을 하는 데 있어 전략적 접근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의류 분야 경쟁국인 대만이나 중국의 업체들이 TPP에 가입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세실업이 시장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원부자재 소싱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조만간 베트남 역내에서 원부자재 수급이 가능해지면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원부자재의 30%를 베트남 역내에서 확보, 글로벌 패션의류 기업들의 '인스턴트 오더(Instant Order·단기 주문)'에 신속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패션의류산업에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는 있지만 지속적인 디자인과 연구개발(R&D), 그리고 철저한 품질 관리에 힘입어 한세실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세실업은 중장기적으로 베트남 생산법인의 매출 비중을 50%로 줄이고 중남미 비중을 25% 수준으로 끌어올려 '생산거점 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을 꾀해 2023년 30억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내후년까지 아이티공화국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자리한 소나피 공단에 생산인력 5,000명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2만~3만명 선으로 늘려 한세실업의 차세대 생산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아이티 근로자의 월 평균 인건비는 과테말라(700달러)나 베트남(300달러)보다 낮은 150달러 수준"이라며 "특히 미국이 아이티에 제공하는 관세면제 혜택은 수출 기업에게 큰 메리트"라고 말했다. 결국 한세실업의 글로벌 시장 전략은 TPP 혜택을 받는 베트남과 미국의 면세 혜택을 누리는 아이티에서의 '투 트랙 생산 거점'을 100% 활용함으로써 패션의류 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에서 '글로벌 넘버 1'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호찌민(베트남)=정민정기자 jmin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