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책임자에 듣는다] <1> 'K뱅크 컨소시엄' 김인회 KT전무

"KT 개방형 생태 시스템 승산 있어"

김인회 전무1

'내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시스템 구축 가능

비주주에도 금융 서비스 제공

플랫폼 기반보다 장점 많아 다각화된 신용평가체계 강점

주주사 가맹점도 다른 곳 2배



"자기 플랫폼 안에서 독자 서비스만 제공하면 폐쇄형에 그칩니다. KT는 유연한 시스템만 갖춰 놓고 주주·비주주 누구라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생각이에요." K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KT의 김인회(51·사진) 전무(KT금융컨버전스 TF팀장)는 최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모바일·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인터파크 컨소시엄보다 KT의 개방형 생태 시스템 구상이 낫다"며 이렇게 말했다.



KT는 우리은행·현대증권·한화생명·KG이니시스·GS리테일 등 20여 개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연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앞두고 카카오·인터파크 컨소시엄과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김 전무는 "카카오와 인터파크가 플랫폼 사업자라고는 하지만 경제활동을 하는 플랫폼은 아니다"며 "금융거래는 생각보다 보수적인 경제활동인 데다 KT가 판(시스템)을 까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만큼 개방형 생태 시스템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KT 컨소시엄의 가장 큰 강점을 무엇보다 다각화된 신용평가체계로 꼽았다. 기존 은행의 신용등급에 KT가 갖춘 통신비 체납 기록, KG이니시스와 같은 전자결제(PG)사·KT 손자회사인 스마트로와 같은 카드결제업무대행(VAN)사 등을 통한 오프라인 거래 기록을 통해 경쟁 컨소시엄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신용평가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주주사 가맹점 수도 다른 곳의 2배가 넘는 350만에 달하는 점도 대출을 일으키기에 유리한 조건으로 분석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KT의 공중전화 부스 ATM 등 오프라인 네트워크도 다른 컨소시엄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갖춘 신용 데이터는 연간 60억 건으로 경쟁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금융거래가 온라인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편의점·공중전화 ATM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이를 통해 200만~300만 계좌를 확보,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021년에 손익분기점까지 넘길 수 있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현재 소상공인·개인이 이용하는 평균 21.1%의 고금리 대부업 수요가 연간 85조원인데 8~14%의 중금리 서비스를 제공해 이중 최소 절반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끌어올 수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가 필요 없어 비용이 적게 드니 총자산순이익률(ROA)이 3년차에 시중은행(0.3% 내외)의 2배가 넘고 10년차에는 2%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시장 공략에 대해서는 소다라은행을 인수한 우리은행, 지난달 만다라은행과 합작 카드사 설립을 협약한 BC카드 등을 앞세워 인도네시아에 거점을 두겠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전체 공략에 나서겠다"며 "다만 아직 시장성이 낮은 만큼 국내 안착이 우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