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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환율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 이어 재정 위기의 유럽, 잃어버린 20년의 일본이 대대적인 양적완화에 나섰다. 최근에는 공급과잉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마저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섰다. 이제는 환율, 외환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경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환율·외환 분야 전문가인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이코노미스트·이사)에게 일반인·대학생이 접근할 때 환율·외환 분야의 바이블이 될 수 있는 책 3권을 추천받았다. '달러이야기(홍익희 지음·한스미디어 펴냄)' '달러(Web of debt·엘렌 호지슨 브라운 지음·이른아침 펴냄)' '국제금융시장(이효구 지음·범한서적 펴냄)'이다. 김 이사는 증권가에서 환율 시장 예측에 뛰어난 이코노미스트로 손꼽힌다. 김 이사는 "화폐와 관련 서적 중에는 음모론적 시각으로 쓰인 것이 적지 않다"며 "먼저 객관적 입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달러의 탄생과 세계지배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달러이야기'는 '유대인 이야기'의 저자 홍익희가 KOTRA에서 32년간 근무하며 세계 경제의 최전선에서 얻어낸 지혜와 통찰을 담은 '교양 화폐경제학' 3부작 중 '달러'의 실체에 대해 다룬 것이다. 불과 240년의 짧은 역사에도 초강대국으로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미국이 어떻게 부를 이뤘는지 달러의 역사를 통해 주목한다. 김 이사는 "원자재를 수출하는 나라들이 달러로 결제하겠다고 하면서 달러가 명목화폐가 아닌 어떤 것과도 교환 가능한 실물화폐가 됐다"며 "가장 안정적인 본질적 가치를 봐야 세계 환 시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는 변호사이자 11권의 책을 낸 저술가인 엘렌 호지슨 브라운이 이 책에서 경고한 여러 형태의 불길한 시나리오가 속속 현실화되면서 대중의 큰 관심을 끌었다.
미국 금융위기가 달러라는 사악하고 기이한 화폐의 탄생에서 시작된 것이고 이에 관한 정확한 이해와 대책 없이는 참다운 해법을 모색할 수 없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월스트리트의 은행들이 출자해 만든 민간 은행이며 미국 정부도 달러를 발행할 권한이 없다. 미국 정부는 돈이 필요하면 이자를 내고 대출을 받을 뿐이고 아이들이 낼 미래의 세금까지 담보로 잡힌다고 주장한다. 미국 정부와 국민이 거대 은행가들이 내준 빚의 거품에 올라앉게 됐다는 것이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김 이사는 "'달러이야기'가 본질가치 측면에서 달러를 분석했다면 '달러'는 금융거래 측면, 부채가 오고 가는 과정에서 형성된 달러의 힘에 대해 잘 설명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은 서강대에서 매년 개정하면서 사용해온 교재를 정리한 국제금융 시장 입문서다. 김 이사는 "환율과 관련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많고 기본적으로 국제 시장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며 추천했다. 사례 중심으로 쉽게 쓰였고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필요한 부분만 찾아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