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내수시장] 온라인쇼핑 매출 14.2%·백화점 10.9% 쑥… "9월만 같아라"

국내 승용차 판매량 15%↑… 대형TV도 20% 이상 늘어









4일 서울 명동 거리가 중국 국경절 연휴를 이용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쇼핑을 하러 나온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이고 있다. /권욱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가 있었던 지난달 주요 업종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 안팎 증가하는 등 내수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교역량 감소 등 수요 부진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수만이라도 살려보겠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이어 코리아 그랜드 세일, 개별소비세 인하 등 총력전을 펼친 것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7일부터 29일까지 백화점 매출액이 지난해 추석 전 비슷한 시기(8월18일~9월10일)와 비교해 10.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온라인쇼핑 매출액은 14.2% 뛰었고 아웃렛과 대형마트의 매출액도 각각 13.8%, 6.7% 상승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공포가 전국을 뒤덮었던 6월 이후 시원찮았던 소비지표가 9월 들어 상승 반전한 것이다.


특히 8월27일부터 시행된 개소세 인하 조치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9월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5% 증가했고 주요 가전업체의 대형 TV 판매량도 인하 전과 비교해 20% 이상 늘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나들이객들도 상당했다. 지난달 26일부터 29일의 하루 평균 고속도로 통행량은 지난해 연휴보다 8.2% 늘어난 데 이어 야구장 입장객이 17.5%나 증가하는 등 분위기가 크게 개선됐다.

메르스에 직격탄을 맞았던 관광 분야도 9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전년과 비교해 무려 41% 감소했던 외국인 입국자 수는 9월 들어 3.8% 줄어드는 등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크루즈 입항객 수나 면세점 매출액 등도 전년 동월 대비 -2.6%, -5.0%를 기록해 감소폭이 한 자릿수까지 줄어들었다.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생산도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제조업 생산의 가늠자인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7~8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다가 9월 들어 0.7%로 상승 반전했고 자동차 생산량도 8월 4.4%에서 지난달 13.5%를 나타내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월별 시멘트 내수 출하량도 전년보다 10~20%씩 증가하는 등 건설투자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

그간 잔뜩 움츠렸던 내수가 기지개를 켜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도 개선되고 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기준 9월 95.1에서 10월 101.2로 개선됐고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는 같은 기간 91.6에서 92.9로 소폭 상승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7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8월에는 소비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 등 정책적 노력을 집중한 결과"라며 "소비 회복세가 공고화할 수 있도록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관광과 여가 등 분야별 투자 활성화 방안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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