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빈(사진)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취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임기 내 디자인을 통해 창업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 원장은 "대기업이 일자리를 책임지는 시대는 지났다"며 "디자인과 제조업체·특허업체가 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청년들이 디자인을 통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구상하는 디자인 창업 방안은 '디자인 팩토리(가칭)' 사업이다. 특허청에 등록은 됐지만 사용되지 않는 특허를 활용해 제조업체와 디자인 회사가 힘을 합쳐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이를 중소기업과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특허청에는 잠자고 있는 특허가 많고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며 "이 특허를 기반으로 디자인 회사와 제조업체를 팩토리로 끌어들여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 역량이 되는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을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이 이 같은 구상을 하게 된 것은 그가 삼성전자 디자인 실무 총괄로 활동하고 직접 벤처 창업과 중소기업 경영 등을 했던 이전 이력과 관계가 있다.
그는 중소기업의 디자인·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디자인 전문 기업을 중소기업과 매칭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 원장은 "디자인 전문 기업을 성장단계별로 구분해 그들과 협업할 수 있는 중소기업과 매칭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디자인이 수익성과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취임 후 지난 5개월간 원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디자인적 사고에 갇혀 있는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디자인진흥원이 디자인만 중심으로 생각하는데 인문학과 사회 트렌드 등 다른 영역으로 사고를 넓히는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책상에만 앉아 있지 못하게 한 달에 한 번씩 '디자인 견문록의 날'을 만들어 다양한 장소에 가 영감을 얻어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광우기자 press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