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미래포럼] 중국 위사오화 "3국 안보협력은 필연적"

일본 기미야 "중국이 한미일 균열 조장"

발제하는 우소화 연구위원
위사오화 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
발제하는 기미야 타다시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제1회 한중일 미래포럼
진창수 세종연구소장

위사오화 "中 화합·조화의 '아시아 안보관' 추구" 강조

기미야 "中 대국 부상하며 한일간에도 안보불신 생겨"

과거사 문제도 "적극 해결해야" "정치 이용 안돼" 갈려



"한중일 안보협력은 필연적인 흐름이 될 것입니다. 3국간 협력은 경제 분야에서 시작됐지만 안보협력 없이는 상호 의존도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없습니다."(위사오화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중국은 한국과 일본을 분리시키고 한미일 동맹에서 한국을 떼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에서의 권력이동에 따라 한중일 정책은 제로섬 구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서울경제신문과 세종연구소가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제1회 한중일미래포럼'에서 중국와 일본을 대표하는 두 학자는 한중일 안보협력 및 과거사 문제 해결 등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오는 11월 초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중일 정상회담과 동북아 평화'를 주제로 개최된 이날 포럼에서는 최근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한 진단과 함께 3국 협력의 중요성과 전망에 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한중일 안보협력 이견=중국 외교부 직속의 싱크탱크인 중국국제문제연구소에서 아태연구실장을 맡고 있는 북한 및 한반도 전문가 위사오화 연구위원은 중국의 '아시아 안보관(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해야)'에 기반한 한중일 안보협력을 주문했다. 위 연구위원은 "중국은 공동의 안보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아시아 안보관'을 추구한다"면서 "대립하고 제3자를 겨냥하는 냉전시대의 동맹체제와 달리 아시아 안보관은 화합과 중용, 조화라는 도덕적 관념과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은 미일동맹이나 한미동맹을 배척하기 위한 안보관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며 한국·일본과 함께 더 건설적으로 안보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중일 안보협력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가상의 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면서 "관련국들이 공동의 이익을 가지고 상생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일이 경제적 연대뿐 아니라 안보에서도 힘을 모으자는 의미다.

그러나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히는 기미야 다다시 교수는 중국으로 인해 한미일 동맹에 균열이 발생하고 한일 간 안보불신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지난 1960~90년대까지 한중일 관계는 제로섬이 아닌 협력적인 관계에서 서로 발전하고 의존해왔지만 중국이 신형 대국으로 부상하며 권력이동이 발생한 후 제로섬적으로 변화했다"면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을 분리시키고 한미일 동맹에서 떼어내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관계에서도 안보정책에 관한 불신이 존재한다"면서 "일본이 집단적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도록 헌법해석을 변경하고 안보법제를 제·개정한 것이 한국 안보에 상반된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사 문제=위 연구위원은 3국이 정상회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문한 반면 기미야 교수는 현상 유지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위 연구위원은 "과거사 문제는 한중일이 성의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다"면서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돌파구를 찾아 새로운 역사적 장을 열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기미야 교수는 "3국 중 어느 한쪽도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국내 여론을 관리하고 현상을 변경하려는 노골적인 자극책을 택하지 않기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각각의 대립을 부각시키지 않아야 하는 한중일 정상회담과 달리 한일 정상회담은 좀 더 솔직하게 상호 문제점을 논의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라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밝힌 만큼 이를 제대로 지킨다는 것을 확인하는 한편 위안부 문제는 전시 하 여성 인권침해 측면에서 한일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AIIB, TPP 문제=최근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과 미국·일본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둘러싸고 한중일이 경제 분야에서도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한중일 정상들이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기미야 교수는 "기존 동아시아는 다이내믹하게 경제성장이 이뤄졌으나 이제는 조금 더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경제관리로 중심축을 이동시켜야 한다"면서 "전 세계 무역에서 TPP와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두 가지 큰 틀이 있는데 이들이 상호 경쟁적으로 공존하고 상호 조율적으로 통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블록 대 비중국 블록이라는 도식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TPP가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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