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방문객 수는 200만명을 가뿐히 넘었다. 외국인도 한식의 진가를 알고 있다는 증거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식은 외국인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문화 콘텐츠' 1위다.
하지만 한식은 아직 세계인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레스토랑 평가지 '미슐랭 가이드'가 9월 발간한 '2015 뉴욕편'에 선정된 레스토랑 73곳 중 한식당은 한 곳으로, 11곳인 일식당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한식재단이 발표한 해외 등록 한식당 수 역시 총 1만356개로 음식 세계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 일본의 11.6%에 불과하다.
한식 세계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한식을 전파할 인재 부족'이다. 김연아·김수현 등 스타 한 명이 국가 전체의 발전을 이끌기도 하는 것처럼 글로벌 한식 셰프의 발굴은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셰프 '알랭 뒤카스'나 이탈리아의 멀티 스타셰프 '카를로 크라코', 미국이 낳은 세계적인 셰프 '장 조지 봉게리히텐'이 대표적인 예다.
일본은 일식 세계화를 위해 일본 요리와 일본 전통 식문화를 아우르는 '와쇼쿠'를 유네스코 인류 무형 유산에 등재시켰다. 일본 정부는 식재료와 식문화뿐 아니라 요리법·요리장인 등을 민관이 분담해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그 결과 세계인들은 일본 음식을 고급 음식으로 인식했고 날 것을 선호하지 않는 서양인의 식탁에서 스시를 볼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도 최근 한식 글로벌화를 위해 정부를 비롯해 학계·산업체 등이 노력하고 있다. 핵심은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한식 산업 기반 강화다. 정부는 한식재단과 함께 '향토음식전문가 과정' '스타 셰프 양성 과정' 등 커리큘럼과 한식조리 특성화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식 인력을 육성할 전문 교육기관이나 한식 관련 조리학과가 부족하다. 단기 교육과정만으로는 한식 교육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전국의 2년제, 4년제 대학 및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한식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면 한식도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