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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츠컵을 끝으로 2014-2015시즌의 모든 일정을 마감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곧바로 새 시즌에 돌입한다.
PGA 투어는 15~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CC 북코스(파72·7,203야드)에서 열리는 프라이스닷컴 오픈(총상금 600만달러·우승 108만달러)을 시작으로 2015-2016시즌을 연다. 이번주를 포함해 다음달까지 6주 연속으로 대회 일정이 잡혀 있다. 이후 휴식기를 가지고는 내년 1월7일 하와이에서 열릴 현대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로 시즌 일정을 재개한다. 메이저대회 일정은 4월7~10일 마스터스, 6월16~19일 US 오픈, 7월14~17일 브리티시 오픈, 7월28~31일 PGA 챔피언십 순이다. 8월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터라 올림픽 기간과 겹치지 않게 PGA 챔피언십 일정이 앞당겨졌다. 프레지던츠컵이 쉬는 해인 2016년에는 미국과 유럽의 남자프로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이 9월30일부터 미네소타주 채스카에서 열린다. 라이더컵을 끝으로 2015-2016시즌은 마무리된다.
◇눈물 젖은 빵 먹고 꿈의 무대 다시 선 김시우·이동환=개막전에 출전하는 한국선수 가운데는 골프팬들에게 반가운 이름이 있다. 김시우(20·CJ오쇼핑)와 이동환(28·CJ오쇼핑)이다. 2012년 말 수능 격인 퀄리파잉스쿨에서 김시우와 이동환은 각각 역대 최연소 합격과 아시아 최초의 단독 1위 수석 합격 기록을 쓰며 2013년 PGA 투어에 입성했다. 하지만 김시우는 나이 제한(18세)에 걸려 7월에야 본격적으로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고 이후 6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해 투어 카드를 잃고 말았다. 이동환도 상금랭킹에서 밀려 지난해 카드를 반납했다.
둘은 그러나 올해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상금 25위 안에 들어 1부인 PGA 투어로 승격했다. 김시우는 2년 만, 이동환은 1년 만의 복귀다. 올해 웹닷컴 투어에서 김시우는 우승과 준우승 한 번씩으로 22만5,000달러(10위)를 벌었고 이동환은 준우승 두 번에 3위 한 번 등으로 18만8,000달러(15위)를 챙겼다. 웹닷컴 투어의 상금은 PGA 투어 10분의1 수준. 대회장 대부분이 워낙 외진 곳에 떨어져 있어 제대로 찾아가는 것부터가 쉽지 않고 숙소 예약도 전쟁이다. 티오프 시간 맞추기조차 만만치 않다 보니 제때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날도 많다. 그야말로 PGA 투어 진입만을 바라보며 눈물 젖은 빵을 씹은 것이다. 강성훈(28·신한금융그룹)도 웹닷컴 투어 상금 22위에 올라 3년 만에 PGA 투어에 재진입했다. 김시우·이동환보다 랭킹이 낮은 강성훈은 이번 대회 대기자 명단에 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배상문(29)은 군 입대 문제로 출전하지 못한다.
◇최경주·노승열 시드를 지켜라=아시아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43)은 2013-2014시즌 뒤 PGA 투어에서 밀려났다. 2009년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받았던 5년 시드(풀타임 출전권)가 만료된 것이다. 양용은은 2013-2014시즌 상금 177위에 그쳤다.
올 시즌은 최경주(45·SK텔레콤)가 양용은과 비슷한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게 5년 전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5년 시드도 소진된다. PGA 투어 잔류를 위해서는 올 시즌 상금랭킹이나 페덱스컵랭킹에서 125위 안에 들어야 한다. 최경주는 지난 시즌 상금 161위, 페덱스컵 152위에 그쳤다. 물론 우승이 나와준다면 랭킹 따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일반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2년간 시드가 보장된다.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수석부단장 임무를 마친 최경주는 "올림픽도 앞두고 있는 만큼 올 시즌은 더 열심히 선수생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취리히 클래식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신고한 노승열(24·나이키골프)도 올 시즌 뒤 시드가 만료된다. 허리 부상 탓에 조금 일찍 지난 시즌을 접은 노승열은 올 시즌은 첫 대회부터 출전하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최경주는 이번주는 나오지 않는다.
출전명단 가운데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가장 눈에 띈다. 이 대회 첫 출전. 지난 시즌 2승을 올렸으나 발목 부상 탓에 브리티시 오픈을 거르는 등 굴곡을 겪었던 매킬로이는 세계 1위 탈환을 위해 일찌감치 시동을 걸었다. 매킬로이는 "(세계 1·2위인) 조던 스피스와 제이슨 데이의 활약에 동기부여가 됐다. 체력훈련 강도를 높이고 더 많은 공을 치는 등 노력했다"며 "우승에 대한 욕구가 확실히 더 커졌다"고 밝혔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