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미텔슈탄트' 키우자

청년 일자리 늘어나야 경제성장

체성분분석기 제조업체 인바디는 매년 20%가 넘는 안정적 성장을 거두고 있는 히든챔피언이다. 지난 2013년 36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올해 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성장의 배경에는 젊은 인재들이 있었다. 전체 직원 177명 가운데 20~30대 직원이 약 85%를 차지한다. 인바디는 과감한 청년채용에서 나아가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모든 직원에게 멘토링을 실시하는 등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에 힘입어 회사 초창기에 입사한 이들이 주요 부서장과 임원을 맡아 회사 성장을 책임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퍼스트무버로 성장하다 보니 새로운 지식 흡수와 아이디어 제시에 능숙한 인재들이 회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고용창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고용률이 65%를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국가 경제의 근간이자 미래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는 청년들이 체감하는 일자리 창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실제로 통계청이 조사한 올 1~8월 청년층(15~29세)의 공식 실업률은 9.7%지만 체감 실업률은 22.4%에 달한다. 청년 4명 중 1명꼴로 '백수'라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인바디처럼 젊은 피를 엔진으로 삼아 성장하는 중소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회복에 성공한 독일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청년층 고용률이 높아지면서 경제가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독일은 노동개혁을 통해 '미텔슈탄트(Mittelstand·독일의 강소기업)'로 자연스럽게 고급 청년인력이 유입되면서 경제도약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도 미텔슈탄트처럼 중소기업이 창출한 일자리가 청년층을 키우고 청년들이 기업을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수준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대국민 중소기업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도는 100점 만점에 54.6점으로 대기업(72.8점)보다 훨씬 낮았다.

결국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는 '일하고 싶은 직장'이라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전환 없이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와 함께 노동개혁으로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이는 노력도 필수적이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대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는 현 시점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법은 중소기업에 있다"며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와 실업난 해소를 함께 이룰 수 있도록 고용에 포커스를 두고 경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민정·박진용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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