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갤러리] 유비호 '풍경이 된 자(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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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호 '풍경이 된 자', 단채널 영상 3장면 각 10분씩, 2015년작 /사진제공=성곡미술관

기다린다. 기다림은 끝이 없다. 기다리다 그만 그 자리에 풍경 속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꿈쩍 않는 그 사람을 두고 작가 유비호는 '풍경이 된 자(者)'라고 이름 붙였다. 경남 창녕 우포늪을 배경으로 한 영상작품의 각 10분 남짓한 상영시간이 마치 정지 장면처럼 보일 정도다. 작가는 이 작품과 더불어 '망부석' 설화를 떠올리게 하는 '어귀×여인'과 바다를 보며 주저앉은 인어공주를 생각나게 하는 '안개 잠', 자신을 버리고 간 아들이 행여나 돌아올까 웅크리고 기다리는 '흙무덤×할머니' 등 기다리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영상들을 나란히 전시했다. 기다림의 대상은 통일의 그날에서부터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까지 여러 생각을 끄집어내게 한다.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상'을 수상한 유비호의 수상전 '해질녘 나의 하늘에는'에서 올해 말까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02)737-7650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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