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친환경 에너지주] 탄소배출 규제 강화 호재… 태양광·풍력발전·전기차업종 '날갯짓'

파리 기후변화협약 총회 계기… 신재생에너지 몸값 치솟아
꾸준한 기술 개선 노력으로 발전 단가도 크게 낮아져
삼성SDI·유니슨·OCI 등 친환경 에너지시대 기대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계기로 태양광·풍력·전기차 등으로 대표되는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특히 이번 파리회의가 지난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후변화체제의 서막을 알린다는 점에서 글로벌 에너지시장은 앞으로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한층 강화된 환경규제로 신재생에너지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 개선에 힘입어 발전 단가까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친환경 에너지 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생산규모가 수년 내에 셰일가스를 압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보고서에서 "지금의 신재생에너지 기술 수준은 하루 평균 620만 배럴에 달하는 에너지를 글로벌 시장에 향후 5년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며 "이는 지난 5년간 셰일가스가 공급해온 하루 570만 배럴을 초과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을 수 있게 된 데에는 꾸준한 기술 개선 노력으로 발전 단가가 크게 낮아진 점도 한몫했다. 지난 5년간 태양광 발전비용은 태양광 패널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3분의1이나 낮아졌고, 풍력에너지도 발전비용이 절반으로 줄었다. 또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 시장도 향후 10년간 지금의 10배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친환경 에너지가 우리 주변의 실생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파리 기후변화협약 총회는 친환경 에너지시장의 성장세에 불을 붙이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실가스 감축목표 등을 명시했던 기존의 교토의정서가 유럽 선진국 중심의 협약에 그쳤다면 이번 파리회의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신흥 개발도상국들까지 대거 참여하는 자리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첫 탄소배출 규제였던 교토의정서가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가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합의에 불과했다면, 이번 파리회의는 'G2'(미국·중국)의 주도 아래 개도국과 선진국 대부분이 참여하는 완전체의 기후변화 대응체제"라며 "특히 시장의 중심이 개도국으로 확산되면서 신에너지시장이 2차 성장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전기차·풍력·태양광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연구원은 "폭스바겐의 연비조작 파문을 계기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의 엔진기술로는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정책 당국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이번 파리회의 이후 각 나라들이 탄소배출 저감정책의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는 전기차 확산방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글로벌 전기차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40%의 고속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기차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LG화학의 경우 올 들어 주가가 70% 넘게 뛰어올랐고, 삼성SDI와 상아프론테크, 우리산업 등도 전기차 테마주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태양광 사업분야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기대주로 꼽힌다. 내년 전세계 태양광 설치 수요는 57GW로 올해보다 10%가 넘는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태양광 설치수요는 올해보다 5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역시 내년부터 시작되는 '13차 5개년 계획'에 따라 태양광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들어 해외시장 공략의 가시화된 성과를 내고 있는 한화케미칼을 비롯해 OCI와 에스에프씨 등을 태양광분야의 유망종목으로 추천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발전단가가 크게 낮아진 풍력발전 역시 친환경 에너지시대를 이끌어갈 또 다른 주자로 손꼽힌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풍력발전 단가는 석탄보다 낮고 천연가스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석탄과 천연가스 발전은 탄소배출 규제로 단가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풍력은 발전기 가격 하락과 대형화로 발전 단가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동국S&C를 미국 풍력시장 활황의 최대 수혜주로 제시하고 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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