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자산관리회사(PM)인 A사는 최근 PM 업무를 맡게 된 여의도 모 빌딩에 대한 지분(equity)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직접 투자하면서 PM을 하게 되면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빌딩을 관리할 수 있고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A사의 사례는 현재 PM 업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PM사가 직접 지분 투자에 나서는 것은 PM 업계의 수주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PM 업계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자산운용사(AM)와 PM, 시설관리회사(FM)의 영역이 파괴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AM의 역할은 자산의 가치를 높이는 것, PM은 자산의 수익원을 관리하는 것, FM의 역할은 시설물을 관리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또 AM사가 PM사에 업무를 맡기고 다시 PM사가 FM사를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AM사에서 PM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FM 인력에도 PM 역량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심지어 FM사가 PM을 거치지 않고 AM사의 수주를 따내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임채욱 젠스타 상무는 "FM 수수료가 갈수록 낮아지다 보니 이제 한 가지 업무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현장 소장급의 PM 역량 강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결국 소수 대기업 계열의 PM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여지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업계의 한 관계자는 "PM은 빌딩 수익원 관리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감 등 연구개발(R&D) 관련 기능도 필요한데 대기업 계열의 에버랜드·에스원·서브원 등과 같은 회사들을 제외하고는 이런 기능을 갖춘 업체가 별로 없다"며 "지분투자 등이 일반화될 경우 대기업 계열 PM사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소 PM사 대표는 "시장에는 다양한 규모의 회사가 존재해야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여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대기업 계열사 위주로 재편될 경우 PM 서비스의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