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출신 김유구·박성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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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은 지난 2월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안정적인 직장, 삼성그룹의 그늘을 스스로 벗어난 것이다.
그리고 선택한 일이 P2P 대출. 인터넷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신용대출을 해주는 일이다. 둘은 김성준 현 렌딧(www.lendit.co.kr) 대표이사와 함께 지난 3월 창업을 했다.
왜 이들은 모험(?)을 택했을까.
“대기업에 다니더라도 45~50세쯤에는 다시 한번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시점이 조금 더 일찍 온 것이죠. 그때가서 하는 것이나 지금하는 것이나, 지금이 더 편하겠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삼성화재에서 장기상품개발팀 선임으로 있던 박성용 현 렌딧 이사의 말이다.
김유구 이사의 생각도 비슷하다.
“내부에서 소리내는 게 한계에 왔다고 생각했어요. 규제도 많았구요. 삼성이라는 이름 때문에 못하는 부분도 있고. 고민 끝에 나오게 됐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중금리 대출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현재 렌딧은 연 4.5~15%의 금리로 최대 3,000만원을 빌려준다. 회사에서 심사를 한다. 최고금리는 15%를 절대 넘지 않는다. 등급이 상대적으로 좋은 분들이 2금융권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고 신용등급 1등급조차도 카드론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게 렌딧의 분석이다. 이런 고객을 대상으로 중저금리의 대출을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김유구, 박성용 이사의 생각이다. 게다가 지금은 대출에 따른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회사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대출금액만 약 24억원. 지금까지 2차례에 걸쳐 대출을 위한 투자금을 모집했는데 1차는 현재 수익률이 8.46%, 2차는 9.88%를 기록 중이다. 연체는 아직 없는데 향후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수익률은 바뀔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계 벤처투자회사인 알토스벤처스에서 15억원을 투자받았다.
사업확장을 위해 13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3차 투자금을 모집한다. 투자기간 18개월에 연평균 11.96%를 기대한다는 게 두 사람의 말이다.
“중금리 대출시장에서는 충분히 P2P 대출이 틈새를 파고 들어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