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햄·소시지 등 가공육 섭취량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수준의 10분의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일 충북 청주시 오송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하루 섭취 실태와 해외 권장 기준, 육류의 영양학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우리나라 국민의 가공육과 적색육 섭취 수준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에 대한 근거로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국인의 1일 평균 가공육 섭취량은 6g으로 국제암연구소가 대장암 발생률을 18% 높인다고 발표한 기준인 50g의 10분의1 수준에 그쳤다. 또 한국인의 1일 평균 적색육 섭취량도 61.5g으로 국제암연구소가 각종 암 발생률을 17% 높인다고 언급한 기준인 100g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식약처는 최근 가공육과 소고기·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를 일정량 이상 먹으면 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표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이날 한국인의 섭취량에 대한 통계를 발표했다.
가공육과 적색육 섭취량을 모두 합한 경우에도 해외 섭취 권장량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인의 가공육과 적색육 1일 평균 섭취량 67.5g은 영국의 섭취권장량(70g)보다 낮았으며 호주의 섭취권장량(65~100g) 수준으로 포함됐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학계 및 관련 기관과 함께 해외 섭취권고기준 및 설정 근거 등 관련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식생활 실태조사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가공육의 경우 10대 청소년이, 적색육의 경우 20~30대 젊은 남성이 상대적으로 섭취량이 많은 만큼 채소 등 다양한 식품섭취와 함께 적당한 운동을 하는 등의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식약처는 지적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국제암연구소의 발표는 과도한 가공육 섭취에 대한 경고 메시지일 뿐"이라며 "육류는 단백질과 비타민 등의 공급원으로 반드시 필요한 식품이지만 최근 섭취 증가 추세 등을 감안해 우리 국민에게 맞는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송=송대웅기자 sd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