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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RC, KRSC, KSCR…. 이 글을 쓰는 내내 헷갈릴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입에 붙지가 않습니다. 모터사이클을 1년 넘게 탔지만, 이런 행사가 있다는 걸 안 지도 얼마 안 됐습니다. KSRC는 대림자동차에서 꾸준히 열고 있는 ‘코리안 스쿠터 레이싱 챔피언십’의 줄임말입니다. 말 그대로 스쿠터로 레이스를 합니다.
이런 느낌으로 귀여울 것 같죠??
자동차 레이스도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마침 2015 KSRC 3전이(구조) 잠실 스피드트랙에서 열린다기에 가 봤습니다. 대림 모터스쿨이 위치한 곳이자, 제가 지난해 8월 열린 야마하 SL컵 카트대회에서 나름 선수로 출전했던 곳이기도 하죠(궁금하신 분은 클릭). 뜬금없는 자랑 죄송합니다. 인증샷입니다. 꼴등은 면했다는….
KSRC가 열렸던 날은 10월 25일이었습니다. 이미 2주가 지난 얘길 쓰는 이유는, 이런 행사가 더 커지고 더 즐거워지고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 때문입니다. 일단 프로그램 표를 한 번 볼까요.
좀 재밌어 보이지 않습니까?
규모가 작더라도 나름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신차 전시에 용품 판매, 공연, ATV체험, 장기자랑과 동호인 레이스 등 보다 적극적인 행사 참여 기회도 있습니다.KSRC가 열린 잠실 스피드트랙 전경입니다.
ATV도 재미있을 텐데 전 늦게 도착해 못 타봤습니다. 장기자랑 땐 무대 위로 올라와서 이 세상에 없던 춤(…)을 추시는 젊은 아버지들과 자녀분들이 많더군요. 신나는 장기자랑이 한창입니다.
헬멧, 장갑, 바라클라바 등 다양한 바이크 용품 세일중
중간에 기업체 레이스가 있는데, 롯데리아, 피자헛, 파파존스, 미스터피자 배달요원들이 평소 타던 배달용 바이크를 그대로 타고 경주합니다. 누가 제일 배달이 빠른가(??) 가늠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경기였죠. 이날의 우승자는 미스터피자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회사들이 공짜 피자, 음료수도 후원했습니다. 근처 홈리스 분이 잔뜩 받아가시는 모습도 봤네요. 저는 일요일 아침 늦잠을 위해 과감히 오전 예선은 스킵하고, 점심 때쯤 슬렁슬렁 탄천 공영주차장 근처의 스피드트랙을 찾았습니다. 역시 롸이더들을 위한 행사답게 행사장 입구에 각종 바이크가 주차돼 있습니다.
대림 스쿠터, BMW 모터라드, 혼다 등 각양각색의 바이크가 주차돼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가장 기대됐던 바이크 묘기 순서부터 구경했습니다. 가끔 공도에서 윌리를 시도하는 과감한 분들은 봤지만, 이런 전문가들의 ‘쇼’는 처음 봅니다. 사진부터 볼까요? 바이크는 분명히 달리고 있습니다만(…)
이런 건 오히려 쉬워보일 지경입니다
이런 건 동영상으로 봐야죠. 재킷 외에는 보호 장비를 갖추시지 않은 것 같아 좀 걱정스럽긴 했지만, 어떻게 저런 걸 할 수 있게 됐을까 내내 궁금했을 정도로 귀신같이 잘 타십니다.
이날 아로마, 비글 같은 대림 스쿠터를 처음 봤는데(혹은 봤어도 몰랐겠죠?;) 참 귀엽습니다.
아로마 한 대는 이날 진행된 경품 추첨 행사의 1등 상품이기도 합니다. 누가 그 행운을 잡으셨을지….
구경하다 보니 우르르 이동하는 카메라 부대가 눈에 띕니다. 뭘 그렇게 찍으시나 봤더니 역시!! 레이싱 모델분들이 중심에 계셨습니다. 초집중!
그리고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이번 KSRC 3전은 세 가지 기종으로 세 번에 걸쳐 치러졌습니다. 배달 스쿠터의 왕자, 시티 에이스와 귀여운 비본, 마지막은 ‘펄아이’ VJF250입니다. 시티 에이스전과 비본전은 그렇다 치고 펄아이전은 꼭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250cc니 좀 더 박진감이 있겠죠. 아래는 비본전 짧은 영상입니다. 시티 에이스도 이렇게 꾸미고 보니 포스가 넘칩니다.
무릎과 땅바닥 사이, 0cm...
확실히 선두주자들은 트랙을 타는 게 남다릅니다. 꼭 그어놓은 선대로 코너를 타고 나오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몇 분이 과도한 코너링으로 인해 슬립하시긴 하셨습니다만, 큰 부상은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모터사이클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주말 하루 재미지게 구경할 법한 행사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 이런 모터사이클 행사가 어디 또 있나요? 없습니다. 혼다코리아나 BMW모터라드, 할리데이비슨 등 제조사별로 치르는 고객 대상의 이벤트는 많지만 이렇게 아무나 와서 구경하다 갈 수 있는,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 모터사이클 행사는 또 없습니다.
대림은 이 행사에서 수익을 기대하고 있지 않습니다. 담당자분 말씀에 따르면 경기장의 현수막에서도 보이는 것처럼 몇몇 기업으로부터 협찬을 받고 있긴 하지만, 행사 비용에는 못 미친다고 하네요. 수익보다는 모터사이클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이를 즐기는 문화, 특히 가족과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알찬 콘텐츠에 비해 아직 이 행사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겁니다. 꼭 스쿠터 라이더가 아니더라도, 대림 모터사이클을 타는 분이 아니더라도 와보면 좋을 법한데 모르는 라이더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KSRC가 더 많이 알려져서 점점 더 재미있는 라이더들의 축제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