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E조·운명의 만남… 유로 2016 대진 확정

내년 6월11일 프랑스서 개막
랭킹1위 벨기에·즐라탄의 스웨덴, 지난대회 준우승 이탈리아 한조에
앙숙 웨일스-잉글랜드 '축구전쟁'… 스페인, 터키·체코 강팀과 맞붙어


유럽의 축구전쟁이 본선 조 추첨과 함께 본격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1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본선 조 추첨식이 열렸다. 개최국인 프랑스는 A조에 속해 루마니아와 6월11일 개막전을 치른다. 24개 팀이 4팀씩 6개 조로 경기하며 각 조 1·2위와 3위 팀들 가운데 상위 네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결승은 7월11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다. 최근 일어났던 파리 연쇄 테러의 현장 중 한 곳이다.


◇벨기에·이탈리아·즐라탄의 스웨덴…죽음의 E조=신흥 강호 벨기에와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가 조별리그부터 맞닥뜨린다.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에당 아자르(첼시)·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황금세대'가 이끄는 벨기에는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에서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과 맞붙었을 때만 해도 10위 밖이었지만 1년여 만에 세계축구의 주연으로 성장했다. 유로2016 예선에서는 7승2무1패를 기록했다. 10경기에서 24골을 퍼부었다. 더브라위너와 아자르가 5골씩, 펠라이니는 4골을 책임졌다. 지난달 평가전에서 이탈리아를 3대1로 격파하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유로2012 준우승 등 유로 무대에서 우승 한 차례에 준우승 두 차례의 경험을 자랑한다. 예선에서 7승3무로 패배를 몰랐다. 주전 상당수가 노쇠한 이탈리아로서는 세대교체의 성패를 가늠할 무대가 유로2016이다. E조에는 스웨덴도 있다. 불세출의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가 버티는 팀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최근 유로2016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3골로 스웨덴에 본선행 막차 티켓을 안겼다. 그는 유로2016 본선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크로아티아·터키·체코 등 하나같이 만만찮은 상대와 같은 조가 된 D조 스페인이 3회 연속 정상을 지켜낼지도 관심이다.

◇잉글랜드-웨일스 '만나지 말자 했는데'=영국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의 4개 협회가 독립적이다. FIFA에서 4개 회원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얄궂게도 유로2016 조별리그에서는 '앙숙' 잉글랜드와 웨일스가 맞붙는다. 본선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다. 두 팀은 러시아·슬로바키아와 함께 B조가 됐다. 객관적 전력은 잉글랜드가 앞선다. FIFA랭킹만 봐도 잉글랜드는 9위, 웨일스는 17위다. 웨일스는 유로 대회 사상 첫 본선 진출. 메이저대회 본선은 1958 스웨덴 월드컵 이후 58년 만이다. 유럽의 변방으로 불렸지만 유로2016 예선에서는 6승3무1패의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벨기에와 1승1무를 기록할 정도로 무시 못 할 팀이 됐다.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아론 램지(아스널) 등 '빅클럽맨'들이 웨일스를 이끈다. 베일은 예선에서 7골(10경기), 램지는 2골(8경기)을 터뜨렸다.

크리스 콜먼 웨일스 감독은 "잉글랜드는 피하고 싶은 팀이자 한 번 붙어 보고 싶은 팀이었다"며 "웨일스는 본선에 진출할 자격을 갖춘 팀이다. 볼만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은 "웨일스는 조직력이 강한 팀이다. 투지도 좋다"며 경계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예선에서 10전 전승을 거뒀지만 4강이 유로 대회 최고 성적이다. 유로2012 때는 8강에 머물렀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