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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랭킹 선두 박지영
우승은 운칠기삼인지… 돼지꿈이라도 사고싶어요
은퇴 후에도 결혼 생각은 별로
● 2위 추격 김예진
박결·지한솔에 쏠린 관심 섭섭… 그래도 저희끼린 다 친해요
지영 결혼 안 해? 이러고 먼저 갈 걸
30일 인터뷰 뒤 "시즌 끝나고 다시 보자"는 기자의 말에 김예진(20·요진건설)은 "저희 둘 중 한 명만 보시겠죠?"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을 다투는 박지영(19·하이원리조트)과 김예진을 30일 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가 열린 경남 거제의 드비치 골프클럽에서 만났다.
박지영은 신인왕 포인트 1,614점으로 1위, 김예진은 1,434점으로 180점 차 2위다. 우승자에게 주는 포인트가 이번 주와 다음주 대회는 각각 190점, 그다음주 시즌 마지막 대회는 230점이라 신인왕 향방은 시즌 막바지임에도 안갯속이다. 하지만 신인 중 아무도 우승을 하지 못한 탓에 타이틀 경쟁에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둘에게 솔직한 심정을 물어봤다. 무거운 질문을 던졌는데 유쾌한 수다가 돌아왔다.
-2012시즌 김지희 이후 3년 만에 우승 없는 신인왕이 나올 수도 있겠다.
△김예진(이하 김)=우승하면 신인왕 순위를 뒤집을 수 있으니 끝까지 노려봐야죠. (박지영에게) 너 아니면 내가 우승해야 돼.
△박지영(이하 박)=지난해에 백규정 언니, 재작년에 김효주 언니가 워낙 잘했으니까 더 대조가 되나 봐요. 저는 우승하면 신인왕 굳히는 거니까 제가 해야죠.
-'이거 하나만 채우면 우승하겠다' 싶은 게 있나?
△김=운이죠. 결국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봐요. 초정탄산수 대회 때는 딱 한 홀 실수 빼고 정말 잘 쳤는데 준우승이더라고요.
△박=역시 운칠기삼이죠. 돼지꿈이라도 꾸고 싶어요. (김예진 "나는 아빠한테 꿈도 샀는데 안 되더라고.")
-최근까지도 다른 신인인 박결·지한솔에게 관심이 쏠렸다. 섭섭했을 것 같다.
△김=저희가 포인트 1·2위가 됐는데도 그쪽으로만 스포트라이트가 가니까 솔직히 섭섭한 마음은 있죠. 한편으로는 '진짜 잘 쳐야겠다' 이런 생각 들게 동기부여도 되고. 근데 저희 다 친해요. 다음주 부산 대회 때는 다 같이 꽃게라면 먹으러 갈 거예요.
△박=데뷔 전부터 잘 치던 친구들이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 거죠. 근데 (박)결이는 진짜 예쁘고 착하기는 해요.
-전인지가 미국에 진출하는 내년에는 투어에 스타 레이어 기근 현상이 올 수 있다.
△김=박성현 언니처럼 저희도 치고 올라가야죠. 신인 때 우승 못 하셨는데 올해(3승) 엄청나잖아요. 전 다른 건 몰라도 자신감은 넘친답니다.
△박=저는 박성현 언니 앞이나 뒤 조로 경기 많이 했는데 정말 "우와" 소리밖에 안 나와요. 겨울에 전지훈련 가서 드라이버 샷 거리(현재 250.45야드로 3위) 더 늘려야죠. 박성현 언니 발끝에라도 미치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 돼요.
-골프는 언제까지 계속하고 싶은지
△김=홍진주 선배님이나 안시현 선배님처럼 육아와 골프를 병행하는 분들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박=저는 딱 서른까지 짧고 굵게요. 골프 관두면 혼자 살면서 부동산이나 경영 쪽으로 일하고 싶어요. (김예진 "결혼 안 한다고? 이런 애가 더 빨리 시집가요.) /거제=양준호기자 migu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