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 시내 면세점 4곳의 주인을 가리는 사업자 선정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입찰 참여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출사표를 던진 롯데·신세계·두산·SK 등 4개 대기업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종 사업자 발표 전날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신세계와 롯데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시장의 예상이 과연 14일 발표 결과로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특허권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에 모두 입찰한 신세계는 전일 대비 12.06%(2만7,500원) 오른 25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20% 넘게 오른 27만6,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또 서울 시내 면세점 3곳 중 롯데백화점 소공동점과 롯데 월드타워점 등 기존 면세점 2곳의 특허권을 수성해야 하는 롯데쇼핑은 장 초반 하락 출발했다가 4.07%(9,000원) 오른 23만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롯데그룹 면세점은 비상장사인 호텔롯데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쇼핑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그룹의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주력 계열사인 만큼 롯데쇼핑의 주가를 통해 면세점 대전의 결과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반면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의 입찰에 모두 뛰어든 두산은 장중 13.10% 급등한 14만2,500원으로 최근 1년 내 가장 높은 가격까지 치솟았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며 전날보다 1.98%(2,500원) 내린 1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은 오후 한때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하며 이날 하루에만 20%가 넘는 등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존의 서울 워커힐호텔 면세점을 지켜야 하는 SK네트웍스는 3.02%(230원) 내린 7,390원에 거래됐고 그룹 지주회사인 SK 주가도 4% 넘게 하락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두산은 전날보다 거래량이 5배 가까이 늘며 전체 거래대금 4위에 올랐고 신세계 역시 거래량이 6배가량 급증한 데 힘입어 거래대금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 발표 하루 전날 해당 기업의 엇갈린 주가에 대해 주식시장에서는 섣부른 예측을 경계하면서도 실제 발표 결과와는 무관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이날 면세점 입찰에 뛰어든 기업들의 주가가 모두 요동쳤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는 곳이 어디인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면세점 사업자로 최종 선정될 경우 주가에는 단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관세청은 공정성 시비와 사전 유출 의혹을 방지하기 위해 14일 오후7시께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