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내년 해외지점 100개 더 만든다

인터넷 전문은행 '위비뱅크'도 동반진출… 글로벌 공략 과감한 베팅

우리은행 본점

인니 등 동남아 5개국에 집중… 베트남·인도 등에 법인 신설

필리핀 저축은행 M&A 추진

우리카드도 해외 진출 TF… 이르면 연내 정식 부서 전환

은행 지원… 자체 진출도 검토



우리은행이 내년 한 해 동안 해외 지점을 100개 이상 더 늘리는 과감한 해외 진출 전략을 펴기로 했다. 베트남과 인도에 법인을 신설, 내년 말까지 해외 지점을 300개로 늘려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진용을 갖춰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해외 진출시 인터넷전문은행인 '위비뱅크'도 함께 나가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가동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회사인 우리카드 역시 동반 진출해 은행의 카드 업무를 지원하는 한편 소액신용대출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기로 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인수합병(M&A)과 신규 지점 개설 등을 통해 약 100개의 해외 점포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해외 진출 전략을 최근 확정했다. 내년에 주로 점포를 신설하는 국가는 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 등 동남아 5개국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내년 초를 목표로 필리핀 지역의 저축은행 M&A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 베트남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인도에도 법인을 신설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18개국에 192개 해외 점포를 갖고 있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여기에 내년에 추가되는 지점 수까지 합하면 현재 우리은행 국내 지점(975개)의 약 3분의1에 해당하는 해외 지점을 보유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올해도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을 인수하면서 한번에 119개의 해외 지점을 확보한 경험이 있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이미 법인이 있는 지역에서 지점을 조금씩 늘려 연말이면 벌써 해외 지점 수가 210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가 지점 설립과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해외 법인 설립과 M&A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해외 지점이 약 100개 추가돼 내년 총 300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장기적으로 해외 지점을 5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인 '위비뱅크'의 동반 진출이다. 지난 9월 캄보디아에 진출한 우리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위비뱅크' 역시 내년 상반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추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 자체적으로도 9월 미얀마에서 은행업이 아닌 소액신용대출업으로 시장에 진출, 이달 안으로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고객이 '위비뱅크'로 대출 신청을 하면 계좌로 바로 대출금을 지급하지만 아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동남아 국가에서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대출 신청을 하면 직원이 대출금을 들고 고객을 방문하는 식으로 영업을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우리카드도 해외 진출 태스크포스(TF)팀을 이르면 연내 정식 부서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이 TF팀 직원 일부를 우리은행이 진출한 인도네시아에 파견, 현지 우리은행의 카드 업무를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카드 자체의 해외 진출도 검토한다.

우리카드 고위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미얀마·필리핀·베트남 등 우리은행이 진출한 지역과 동남아 유망 지역을 중심으로 1차 현지 조사를 마쳤고 현재 2차 현지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동남아 지역은 통상 은행만 카드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카드는 소액신용대출이나 할부금융 업계를 주목하고 있으며 내년 중 진출 지역과 업종 등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해외 영업망을 확대하는 이유는 성장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M&A 등을 통해 해외 지점망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과거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을 위주로 했던 기업금융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금융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모든 은행들이 앞으로 당분간은 해외 점포망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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