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부동산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해를 보냈다. 특히 신규 분양 시장을 비롯한 주택 시장의 활황세가 돋보였다. 올해 주택 시장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발표된 9·1대책 등 부동산 활성화 정책의 효과가 이어진데다 저금리와 전세난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올해 주택 거래량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전국 주택 거래량은 110만6,000건으로 기존 최대치였던 2006년의 108만2,000건을 넘어섰다. 분양 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50만 가구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물량이 분양 시장에 쏟아진 가운데 전국 청약경쟁률은 11.76대1로 지난해 7.44대1보다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내년 주택 시장 전망에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연구기관들은 대체로 내년에도 주택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상승 폭은 올해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하반기 들어 상승 폭이 둔화되는 이른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내년 수도권 주택 매매가 3~4% 상승 전망=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3.5% 오르고 지역별로 수도권은 4.0%, 지방은 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수도권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올해보다 0.5%포인트, 지방은 1.5% 낮춰잡은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금융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종료 시점인 내년 3·4분기가 최대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매매가격이 각각 3.0%, 2.0%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수도권은 저금리에 기반한 유동성 장세 지속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나 상승 폭은 둔화되고 총선의 영향으로 상고하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지방은 공급 증가에 따른 전셋값 상승세 둔화로 실수요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셋값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전세가격이 4.5% 오를 것으로 전망했고 건설산업연구원도 내년 전국 전셋값 상승률을 4.0%로 예측했다.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추진 등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물량이 부족해 수도권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내년 분양물량 감소 속 최대 변수는 금융정책=올해 48만 가구에 달했던 분양물량은 내년에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산업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분양물량이 각각 34만 가구, 35만 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분양 급증 및 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내년 분양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로 갈수록 리스크가 확대되며 물량 감소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내년 주택시장의 변수로는 △전세 △공급 △가계부채 △대출규제 △금리 등이 거론되며 이중 영향력이 가장 큰 변수는 가계부채·대출규제·금리 등을 포괄하는 주택금융정책이 꼽혔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대외 변수보다 대내 변수에 의한 시장 변동이 커질 수 있다"면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2016년 국내 기준금리 영향은 크지 않으며 오히려 대출기관의 가산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이재용차장, 이재유·권경원·고병기·조권형·정순구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