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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고 생각해요. 내년에는 그런 운이 제게 따라주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항상 성실하게 노력하겠습니다."
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상 시상식. 2015시즌 여자프로골프의 대세녀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자리에 앉아 있을 새가 없었다. 올 시즌 5승으로 상금 9억1,300만원을 벌어들인 전인지는 다승왕·상금왕에 평균 타수 70.56타로 최소타수상도 받았다. 각 대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대상(MVP) 포인트 1위도 전인지였다. 4개 부문 수상은 이미 결정돼 있었다. 전인지는 여기에 현장발표로 이뤄진 '베스트플레이어 트로피'까지 받았다. 이 상은 골프기자단이 수상자를 선정한다. US여자오픈과 일본여자오픈 등 미국·일본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까지 보탠 전인지는 현장에서 해외특별상도 수상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1승 이상을 한 선수에게 주는 국내특별상 트로피도 받았다. 트로피만도 7개.
궁중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전인지는 단상에 오를 때마다 매번 다른 수상소감으로 골프계 인사들과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최소타수상 수상 때는 "이 상은 평균 타수가 가장 낮은 선수가 받는 상인데 앞으로 저 자신을 낮추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승왕을 수상하면서는 "매 대회 다른 선수들도 훌륭한 성적을 냈는데 제게 운이 좀 따랐던 것 같다. 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생각인데 내년에는 그런 운이 제게 따라주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항상 성실하게 플레이하겠다"고 했다. 전인지는 마지막 대상 트로피를 받고는 가족 얘기를 하며 눈물을 보였다. "할머니, TV 보고 계시죠"라고 운을 뗀 전인지는 "할머니와 부모님·언니까지 가족이 절 위해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고 있다. 우리 가족, 더 사랑하며 앞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저희 가족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주신 후원사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신지애(27)를 위해서는 KLPGA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열렸다. 세계 랭킹 1위 출신으로 지금은 일본에서 뛰는 신지애는 2010년 명예의 전당 포인트 100점을 쌓았고 올해 입회기간 10년을 채워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구옥희·박세리에 이어 세 번째다. JLPGA 투어 상금왕 이보미는 해외특별상, 박성현(22·넵스)은 팬들이 뽑은 인기상을 수상했다. 신인상은 박지영(19·하이원리조트)이 가져갔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