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는 21일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내놓기 위해서는 어떤 아이디어든지 많이 보고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 내정자는 이날 오전 경기 과천 자택 앞에서 서울경제신문과의 출근길 인터뷰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개각 발표 이후 밀려드는 연락과 인터뷰 요청으로 정신이 없다고 했지만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강 내정자는 우선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아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세부 정책 내용은 청문회 등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관에 임명된다면 전문성과 정책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갖고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산과 재정 전반의 경제정책통으로 꼽히지만 막상 국토부와 인연의 끈이 없는 비전문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시각을 내가 직접 이렇게 저렇게 봐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며 "오히려 어떤 측면에서 전문성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인식할 수 있는 계기"라고 답했다. 강 내정자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공공혁신기획관·공공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 공직의 대부분을 기재부에서 보낸 경제관료다.
그는 개인 신상 부분에 대한 자료수집을 마치고 인사청문요청서를 제출한 뒤 본격적인 현안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진행된 출근길 인터뷰에서 강호인(사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출신의 정통 관료로서 앞으로 국토 정책의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발언도 내놓았다.
우선 강 후보자에게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국토부에는 LH·코레일 등 거대 공공기관이 많이 포진해 있다. 아울러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기재부 공공혁신기획관과 공공정책국장으로 재직하며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여섯 차례에 걸쳐 수립한 바 있다. 당시 공공기관 민영화와 인력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강 후보자는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 수립) 당시에는 그 직위에서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의 부채감축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토부 산하기관은 대규모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부채 규모가 아무래도 다른 곳에 비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의 경우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다른 기관에 비해 부채가 많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직을 제의했을 때 어떤 부분을 강조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자 "아직 그에 대해 이야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주택 정책 방향에 대해서 그는 "정책 방향과 서민들이 체감하는 것 사이에 발생하는 차이점이 왜 일어날까 그런 부분이 궁금하다"고 밝혔다. 정책과 현장의 미스매치를 풀기 위해 전문가 등 외부로부터 많은 자문을 구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특히 강 후보자는 "소유에서 거주로 정책의 방향이 바뀌었는데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소유와 거주의 제도적 차이점을 정부가 구별해서 현재 제시해주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개선할 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 후보자는 재정경제부 국고국 재정정책심의관과 정책기획관, 기재부 공공혁신기획관, 공공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제30대 조달청장을 지냈다. 2000년 재정경제부 조정 2과장이었을 당시 외환위기 여파로 동아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리비아 대수로 공사'가 난관에 부딪히자 수습 작업을 담당한 경험이 국토부와의 유일한 인연으로 꼽힌다.
/과천=권경원·박홍용기자 naher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