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영리 조사기구인 콘퍼런스 보드의 이코노미스트인 케네스 골드스타인은 12일(현지시간) 한국상공회의소가 뉴저지 포트리 더블트리호텔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강사로 참석해 글로벌 저성장이 ‘뉴 노멀’(New Normal)로 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경제는 평균 3.3% 성장했으나 올해에는 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것보다 비관적이다. 골드스타인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2.8%로 보면서 상황이 악화되면 1%대(1.9%)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올해 2.5%, 내년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유럽은 각각 1.7%와 1.8%, 일본은 0.6%와 1.2%로 점쳐졌다. 골드스타인은 올해와 내년의 중국 경제성장률이 각각 3.7%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를 7.0%로 설정했고 3분기 성장률이 6.9%로 발표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해 골드스타인은 중국 정부가 성장률을 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자료와는 다른 통계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전문가인 해리 우의 자료를 활용한 결과이며, 우리는 이 자료가 더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골드스타인은 “중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은 4.0%였다. 이미 중국은 4% 성장률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두 번째 강사로 나온 메릴린치 투자담당 피터 황 부사장은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달러 강세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럽과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를 하고 중국은 금리를 더 떨어뜨리고 있어 달러 강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각 국가가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이른바 환율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면서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되고 나면 중국 정부가 환율을 시장에 맡길 것이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금리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 등 다른 나라가 금리를 내릴 때 한국은 더 빠른 속도로 내렸어야 했다”면서 아쉬움을 표출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가 몹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면서 중국에 대한 반제품의 수출이 줄어들고 내수도 좋지 않으며 가계대출 부담 때문에 부동산시장을 끌어올릴 수도 없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