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희망 씨앗 뿌리는 사람들] 자원봉사 단체 네오맨 정해윤 대표

쓰러져가는 집 고치고 연탄 선물하고… 내가 행복한 일이죠

정해윤 네오맨 대표


농촌 돕기를 몇몇 기업 주도의 지원 행사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농촌 자원봉사 민간단체 네오맨은 회원이 1만1,000명을 훌쩍 넘는다. 거의 매주 경기·강원 지역을 주 무대로 노후가옥 수리, 연탄 제공 등 농촌 소외계층을 도와온 것이 올해로 10년째다. 네오맨을 이끌고 온 정해윤(51·사진)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농촌의 불우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곧 자신의 행복임을 깨달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한 달간 네오맨 회원들이 봉사한 지역만 20군데에 이른다. 경기 포천, 강화 교동도, 강원 춘천 등이다. 매주 2~3곳 이상을 돈 셈인데 사전 답사부터 봉사 마무리까지 따지면 1주일 내내 농촌봉사가 이어지는 것. 매번 활동 참여자가 100여명에 이르고 매년 1~2회 고정 참가자도 1,500여명 정도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추운 겨울을 앞둔 요즈음은 연탄 나눠주기가 주 임무다.

"농촌과 도시 외곽에서는 단열이 안되는 노후주택에서 노인과 저소득층 사람들이 무방비로 겨울을 맞아요. 워낙 먼 거리를 가야 하니 연탄을 많이 싣고 가기는 어렵습니다. 회원들이 경기도 김포 하성면 민통선까지 들어가 마을 가가호호에 연탄을 나눠준 적도 있어요."

지난 2005년 봉사 동호회를 만든 정 대표는 이 일에 전념하면서 '자발적' 실업자가 됐다. 강화 교동도 태생인 그는 중학교 시절 우연히 농촌 지역의 피폐한 삶을 목격한 후 고민을 시작했다. 그는 "어부·출판기획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지만 머릿속 고민이 떠나지 않아 만족하지 못했고 결국 30대 초반 농촌 봉사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봉사활동 자금은 여전히 숙제다. 회원비와 올해부터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적용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수익사업으로 자재비·식비 등을 충당하고 있다. 네오맨은 꿋꿋이 봉사를 이어온 공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재능나눔 공모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돕기 재원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도심의 일부 빈민 지역이나 서류상 복지 대상으로 등록된 불우이웃에게만 혜택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라며 "관심에서 먼 농촌이나 도시 외곽의 소외계층에도 도움의 손길이 골고루 미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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