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3·4분기 실적발표(어닝 시즌)가 반환점을 돌면서 상장사 4곳 중 1곳이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잠정실적 기준) 이후 달아오르던 어닝시즌 기대감도 빠르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증권사 3곳 이상의 3개월 이내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39곳 가운데 실제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기업은 19곳이었다. 특히 발표된 실적이 시장의 영업이익 추정치보다 10% 이상 미달(적자전환·확대 포함)해 '어닝쇼크'를 기록한 기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총 9곳에 달했다. 상장사 4곳 중 1곳이 불안한 실적을 드러낸 셈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4분기 1조5,1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183억원)를 무려 8,366% 하회했고 현대중공업도 6,784억원의 적자를 내며 시장예상치(140억원 적자)를 4,746% 밑돌았다. 에쓰오일(-84.28%), LG상사(-32.57%), 현대산업(-30.34%), 하나금융지주(-19.19%), 금호석유(-12.45%), 대우인터내셔널(-10.20%), 대우증권(-10.04%) 등도 실제 영업이익과 전망치간 괴리율이 컸다.
3·4분기 어닝쇼크가 늘면서 4·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 역시 낮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업 중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128개 상장사의 4·4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27조4,378억원으로 한 달 전(27조7,641억원)보다 1.18% 줄었다. 3개월 전(28조5,961억원)보다는 4.05% 하향 조정됐다. 다만 오는 29일 발표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에 따라 냉각된 시장 분위기가 반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은 바 있으며 LG전자는 3·4분기 완만한 실적개선을 일구며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