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부실규모가 4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7월 감사보고서를 통해 영업손실을 2·4분기 3억318억원 냈다고 밝혔으나 1조원 이상의 추가부실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7월부터 진행해온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자회사 부실까지 반영되면서 전체 부실 규모가 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해외 자회사에서 발생한 손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실사 조정 항목을 보수적으로 잡는다면 감사보고서 당시보다 추가 손실이 1조원 이상 더 잡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부실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부실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2·4분기 감사보고서에서 밝혔던 부실 규모에는 해외 자회사에 대한 부분이 반영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해외 자회사 부실까지 포함하는 이번 실사에서 부실 규모 확대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미 4월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취임 직후부터 루마니아의 대우망갈리아중공업, 중국의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 북미의 풍력 부문 자회사 드윈드와 대우조선해양트렌튼 등은 대규모 부실로 정리 대상 자회사로 거론됐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역시 7일 국회 정무위 종합 국정감사 때 대우조선 해외자회사의 손실 가능성에 대해 "확정해 말할 수는 없지만 (추가 부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추가 부실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감사보고서와 이번 실사는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실사 결과로 나온 부실과 2·4분기 3조억여원의 영업손실을 일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이번 실사는 향후 대우조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까지 반영하기 때문에 부실 규모는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채권단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대우조선의 추가 부실 규모를 산정하는 작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순 실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보리기자 bori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