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 올인… 신약개발 새역사 썼다

■ 한미약품 사상최대 5조 신약기술 수출


지속형 당뇨 신약 포트폴리오… 佛 사노피와 라이선스 계약

韓·中서 공동상업화 권리는 보유

연구개발에 업계 최대규모 지원… 창업주 임성기 회장 뚝심 결실

올 신약기술 수출 6조4000억 달해


한미약품이 또다시 5조원대에 이르는 대형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제약산업 신약개발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 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과 7월 각각 7,800억원과 8,300억원대의 기술수출 계약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제약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에 당뇨치료제 기술수출 금액을 더하면 올해 신약 기술수출로 예상되는 액수는 6조4,000억원대에 이른다.

특히 이번 기술수출 계약 규모가 큰 것은 이전에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면역치료제와 폐암치료제보다도 상용화 가능성이 더욱 크고 향후 당뇨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당뇨약 시장이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이 프랑스 국적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는 랩스커버리라는 한미약품의 독자기술을 적용해 약효 지속시간을 늘린 당뇨신약 3개 프로젝트를 일컫는 용어다.

바이오(단백질) 의약품은 인체 투여 시 반감기가 짧아 자주 투여하는 불편함이 있다. 랩스커버리(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 Platform Technology)는 이 같은 바이오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주는 혁신적 기반기술로 투여 횟수와 투여량을 감소시킴으로써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개선한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한미약품측의 설명이다.

지난 2004년 랩스커버리 기술을 첫 개발한 한미약품은 이를 활용해 당뇨, 비만, 인성장호르몬, 호중구감소 등 다양한 바이오신약을 최장 월 1회 투약주기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사노피는 최장 월1회 투여가 가능한 GLP-1 계열의 당뇨신약 후보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지속형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등 3가지 당뇨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전세계 시장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획득했다. 단 한국과 중국에서의 공동 상업화 권리는 한미약품이 보유한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당뇨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입증된 글로벌 리더인 사노피가 퀀텀 프로젝트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무척 기쁘다"며 "퀀텀 프로젝트 성공 개발의 최적 파트너인 사노피와의 라이선스 계약이 당뇨와 대사이상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파사칼 위츠 사노피 수석부사장은 "퀀텀 프로젝트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으로 당뇨환자에 대한 우리 회사의 공헌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주 1회와 1일 1회를 확장·보완함으로써 더 많은 당뇨환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한미약품 당뇨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잇단 신약수출 대박이 가능한 것은 꾸준히 연구개발(R&D)투자를 늘린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뚝심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2009년 "업계 최고수준의 R&D 비용을 투자해 신약을 개발하는데 한미약품의 미래를 걸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15년간 신약개발에만 9,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2013년 제약기업으로는 최초로 연간 R&D 투자액 1000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1,52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올해 3분기까지 한미약품의 R&D 투자비는 1,380억원으로 이는 매출액의 19%에 해당된다.

/송대웅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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